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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정 안양비산점 제주식 멜조림 돼지고기구이 전문점

낮가림 2024. 6. 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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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가 맛있으면 돼지







제주식 멜조림 돼지고기 백탄직화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로에 동래정 안양비산점이 신장개업했다.
친구가 오랫동안 가족과 거주해 온 주거지다.
동네에 아파트가 새로 건설되어 거주민이 많아졌지만 이상하게 고깃집은 별로 생기지 않았다 한다.
만약 고기전문점이 근처에 개업하면 장사가 잘돼 인기가 많을 거라 생각했다.
마침 동래정 돼지고기구이 전문점이 6월 5일 오픈했다.




오픈 전부터 친구가 길가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네이버 캘린더 앱에 '6월 5일 날, 동래정가기'로 스케줄을 예약해 놨다.



당일이 되어 재빠른 퇴근 후 비산동 이마트 앞에서 친구를 만나 동래정으로 향했다.
아직 6시 퇴근 전 여유가 있는 시간대라 다행히 빈테이블이 몇 자리 보였다.
오픈 초여서 소주, 맥주, 음료 서비스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원형 테이블 3번에 앉아 매장 안을 잠시 둘러보다 100% 참기름병 옆의 작은 메뉴판을 들어 첫 주문을 했다.
가장 상단 고기메뉴에 BEST 깃발그림이 그려져 있어 정가브리 2인분, 해물 순두부찌개,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동래정 육즙 시그니쳐 정가브리



사실 돼지갈비, 삼겹살, 갈매기살 정도 부위만 이름을 부르거나 들어봤지 정가브리는 처음 들어봤다.
메뉴판에 퍽퍽한 등심살을 덪붙히지 않은 순수 100% 가브리살이라 설명되어 있다.
국내산 1+ 한돈이라 한다.
첫 주문은 반드시 2인분을 주문해야 하며 그 후에 동래목살을 제외한 1+ 통삼겹, 미갈매기살은 1인분씩 주문이 가능하다.



먼저 나온 시원한 테라맥주를 짠하고 마시며 북적북적한 실내를 다시금 둘러봤다.
검은 유니폼으로 맞춰 입은 젊은 직원들이 상당히 많았다.
눈으로 대충 세어 짐작해 보니 아마도 주방에서 일하는 분들까지 하면 10명 가까이 되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아마도 테이블마다 직접 돌아다니며 고기를 구워주기에 그만큼의 인원이 필요하나 보다.
아이돌그룹이라 해도 믿을 만한 숫자다.
매장규모가 더 큰 식당을 가더라도 이 정도로 많은 직원수는 보지 못했다.
그만큼 서비스에 진심인 듯했다.
손님이 음식을 집어 입에 넣는 일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서버분들의 몪이다.




아무래도 일하시는 근로자분들이 많다 보니 그만큼 회전율도 빨라야 한다.
다른 고기집은 손님이 직접 구우랴, 불판을 갈아달라,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오느라 고기 한번 먹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동래정의 경우 손님 주위로 서버분들이 수시로 돌아다니며 상주하고 있다.
절대 고기를 태우거나 기다리시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사람이 많아 어수선하거나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동행인과 대화에만 집중할 수 있어 쓸데없는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직장인은 내일 또 출근해야 하니까...
인원이 많아 서비스가 빠르다는 건 회전율이 빨라 양질의 신선한 원육과 싱싱한 반찬, 채소 등이 제공되는 최고의 장점이 있다.



이래저래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사진을 찍던 중 기본 밑반찬과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등의 상차림이 나왔다.
꽤나 다양한 종류의 반찬과 소스가 테이블에 올려졌다.
명이나물과 마늘종절임, 백김치, 표고와사비소스, 기름에 구워 튀겨 먹는 마늘구이판, 고추가 작게 썰어진 쌈장, 표고소금, 갓김치, 상추와 깻잎, 고추 등의 쌈채소가 화로 주위를 둥글게 둘러쌌다.



잠시 후 참숯백탄이 나와 화로 위에 얹혔다.
붉게 달궈진 백탄이 캠핑 비슷한 감성을 일으켰다.
연이어 아이보리 큰 접시에 미끈한 정가브리살과 호일을 둘둘만 송이버섯, 꽈리고추가 등장했다.
마늘이 든 판을 불판 가장자리에 올리고 예열이 된 중앙으로 정가브리살과 송이버섯 포일이 모두 올라갔다.




돼지고기 맛있게 구워드립니다



이제 손님의 역할은 입과 귀로는 대화를, 눈으로는 고기 굽는 손기술을 지켜보면 된다.
고기 익는 과정을 구경꾼 입장으로 보니 개업 첫날 개시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고기를 구우며 연습했을지 노력이 전해졌다.



남이 구워준 고기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입안에 침이 고인다.
서버분들이 많아 고기에 집중하며 천천히 익는 동안 한 명이 시선을 돌려도 다른 직원분이 고기를 주시하고 계신다.
그런 고로 지금 눈앞의 내 고기는 절대 타지 않는다는 확신이 느껴졌다.
매장 앞에서 주방 뒤쪽 테이블까지 여러 명의 선수가 공격, 수비를 바꿔가며 다양하게 전술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이건 마치 그라운드 위의 축구다.



돼지고기 육즙을 적당히 가둔 후 집게로 고기를 집어 가위로 싹둑싹둑 잘랐다.
불판 위에 고기가 떨어지며 기름이 기분 좋게 잔잔히 튀었다.
집게로 먹기 좋게 한입만큼 나눠진 가브리살을 드리블하듯 터치했고, 반대편 손은 천장에서 길게 내려온 후드를 잡아 불판 가운데로 고정시켰다.
불판 위의 연기와 고기냄새 가득한 안개들을 조금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움직였다.



카운터에서 경기장 전체를 조망하던 직원분이 가까이와 후드를 잡고 고기 굽기에 집중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의자에 앉아 같은 유니폼을 입은 젊은 남자 직원 두 분이 서서 고기 굽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니 젓가락 집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이것이야말로 테이블 위의 밀착수비다!
고기 굽는 과정이 이토록 긴장감 넘치다니, 난 오픈 첫날 직관한 관객이 되었다.



후드 흡입구 부분이 빗겨있으면 고기냄새는 공기 중에 퍼져 열린 문밖으로 외출할 것이다.
밖에서 대기하던 웨이팅 중인 손님들은 식욕을 돋우는 고기향에 기대감이 커진다.
허나 손님 옷에 고기냄새가 베이지 않도록 후드를 조정하는 서비스 정신이 멋져 보였다.
알맞게 고기가 익자 가장자리에 배치되었고 꽈리고추도 올려져 불타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서버분과 바통터치다.
나의 입과 손이 액션을 취할 차례다.
입맛에 따라 고기를 조금 더 익혀드셔도 된다며 첫 고기는 표고소금에 찍어먹기를 권장했다.
그 후에 두 번째 고기는 제주식 멜조림에 찍어서 먹어보라 했다.




동래정 대표소스 제주식 멜조림




직원분이 자리를 뜨자 고기를 집어 표고소금에 살짝 찍었다.
보기 좋게 살짝 튀겨진 가브리살이 소금을 바르고, 기다리다 침이 고인 혀 위에 안착했다.
오~ 고소하고 짭조름한 살이 씹힌다.
탱글탱글하니 입안을 한 바퀴 돌며 입천장을 기름으로 코팅시킨다.
식탁으로 눈을 돌리니 붉은 국물과 건더기가 자작자작한 제주식 멜조림이 단아하게 앉아있다.
사실 친구가 동네에 동래정이 오픈한다 했을 때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었다.



네이버 검색결과 제주식 멜조림이 눈에 확 띄었다.
매년 제주로 휴가를 가지만 한 번도 고깃집에 들른 적이 없다.
제주에 흑돼지가 있다는 정도만 알뿐이다.
제주 멜젓도 유튜브를 시청하던 중 알게 됐다.
매년 제주 멜조림에 고기를 먹으러 방문하는 제주도 단골식당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동래정에 제주 멜조림이 나온다는 정보에 두근거렸다.
난 어쩔 수 없는 제주덕후인가 봐...

멜조림은 대멸치에 간장을 넣어 조린 제주도 음식이다.
멜은 제주 방언으로 멸치를 뜻하고 '멜지짐'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무튼 나는 이 멜조림이 과연 어떤 맛일지 상당히 궁금했다.
처음 나왔을 때 따뜻한 김이 피어올라 국인지 반찬인지 잠시 헷갈렸다.



도무지 예측 불가능한 멜조림의 심연에 정가브리살을 살짝 담가 바닥을 찍은 후 뺐다.
퐁듀처럼 단아한 멜조림 양념국물이 살짝 고기 끝에 멈췄을 때 후드를 타올라가듯 입속에 흡입했다.
멜조림을 덮은 가브리살 맛은 진득하게 끓여 엑기스만 남은 해물찌개가 가브리살 겉면의 기름에 미끄러지며 악착같이 달라붙은 풍경이다.



고기의 기름지고 고소한 풍미를 해치지 않으며 자신의 강점은 소신껏 풀어내는 선을 넘지 않는 맛.
땅맛과 바다맛이 약 7대 3의 비율로 조화롭다.
오호라 멜조림이 이런 맛이구나.



느낌상 짠맛이 많이 날줄 알았지만 담백하게 짭짤한 맛이다.
이런 고기 소스라면 무엇을 넣어도 맛있을 것 같아, 호일을 벗고 잘라진 송이버섯을 찍어 먹었더니 심심한 버섯 맛이 풍성해졌다. (아.. 회를 찍어먹어도 별미일 것 같다...)



해물 순두부찌개에 살이 큰 새우도 여럿 들어가 있고, 기름져 살짝 느끼할 수 있는 고기맛을 화해시켜 줄 얼큰함이 들어있다.
중간중간 국물과 하얀 순두부를 숭덩숭덩 떠먹으니 단조로울 수 있는 식사패턴에 리듬을 더하는 기분이다.



투명하게 시공된 유리벽 너머를 보니 커다란 축하 화환들이 줄 세워 있어 잘 보이지 않았다.
매장 입구를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아마도 근처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을 테고, 퇴근 후 가족이 모여 어린아이와 함께 오시기도 했다.
어린 자녀와 가족이 함께 외식하는 오붓하고 다정한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팍팍하고 지루한 사회생활에 퇴근 후 개같이 달려 친구와 술자리를 하면 대부분 어깨가 푹 가라앉은 직장인들 틈에서 먹었다.
업종과 사연은 달라도 비슷한 감정들이 공간을 채웠다.
매장 안 아이의 웃음소리가 어른에게 에너지와 위로가 된다.
맞아, 나도 어릴 때는 그냥 맛난 거 먹으면 그걸로 행복했어.
추억에 빠질 때쯤 깨닫는다.
아.. 나 지금 맛있는 고기 먹고 있구나.




풍미 끝판왕 초신선 미갈매기



불판 위의 정가브리살이 비워지자 미갈매기 1인분을 추가 주문했다.
직원이 불판 위에 기름칠을 한 후 갈매기살을 올려 익혔다.
미갈매기살 영혼이 후드에 빨려 들어갈 때 눈에 자꾸 밟히던 100% 참기름을 앞접시에 살짝 부었다.
참기름의 고소한 냄새가 코끝에 닿으니 멜조림과는 다른 침샘이 고인다.



잘 구워 썰어주신 갈매기살을 참기름 위에 살짝 올리고 표고와사비를 콕 집어 정상에 얹었다.
나름 참기름, 미갈매기살, 표고와사비 삼합이다.
눈에 보이지 않음은 이미 입안에 있음이다.
손은 눈보다 빠르다.



백탄 숯향을 골고루 묻힌 불맛 갈매기살 기름이 고소한 참기름을 만난다.
어금니에 썰려 베인 살틈으로 배추겉절이 하듯 참기름이 발린다.
입안에 고소함이 가득했을 때 와사비가 쏘아 올린 폭죽은 이미 높이 올라 코끝에 닿았다.
콧망울에서 터지는 매운 알싸함이 자동으로 말문이 트이게 한다.

"맛있어..."



1+ 프리미엄 숙성 통삼겹



맛있게 먹고 잠들기 전에 웃는 게 사는 낙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다음 선택은 1+ 통삼겹이다.
돼지고기의 근본은 역시 삼겹살이다.
묵직한 등치의 통삼겹이 등장한다.
불판에 데인 삼겹살이 맛있는 색깔로 익어간다.




나는 돼지비계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비계의 물컹물컹한 식감과 느끼한 맛이 입맛을 버리기 때문이다.
통삼겹이 잘려 정렬이 됐을 때 살짝 쫄렸다.
마지막 선택이 피날레를 망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일단 통삼겹살만 표고와사비와 함께 먹어본다.
살이 층층이 겹이 있어 열기를 머금고 있다.
뜨끈한 살과 기름에 튀겨진 비계 부분이 고소함을 뱉어낸다.
통통 씹히는 탄력이 마지막까지 아구힘을 밀어준다.
걱정은 설레발이었다.




이번에는 깻잎에 통삼겹을 누이고 표고와사비를 곁에 두었다.
깻잎향과 삼겹살 기름향이 설레게 한다.
식물성 섬유와 동물성 기름의 뒤섞임에 내 혀가 끼어든다.
삼자대면에 긴장감이 넘쳐흐른다는 무슨 서로 안고 입안을 뒹군다.




그래, 이게 바로 정신없이 고기 쌈 싸 먹는 맛이다.
삼겹살이 조금 남았을 타이밍에 제주산방 물 밀면, 제주산방 비빔밀면을 추가했다.
기다리는 동안 불판에 구워 튀겨진 달콤한 마늘을 씹는다.
횟집 가리비살에 올려진 콘치즈를 먹는 기분이다.



넓은 그릇에 물 밀면과 비빔밀면이 나왔다.
보통의 고깃집이라면 물냉명, 비빔냉면이 나왔을 것이다.
밀가루로 만든 밀면은 몇 년 전 제주 바닷가 식당에서 먹은 이후로 오랜만이다.
그러고 보니 그 가게도 산방산 아래에 있었다.




작은 그릇에 두 가지 밀면을 반으로 나눠 친구와 나눠먹었다.
비빔밀면은 쫄면 같은 매콤함이 입안에 확 퍼졌다.



따로 갖다 준 물 밀면 육수를 살짝 부어 간을 맞췄다.
물 밀면 차가운 국물이 혀를 달랜다.
둘이서 고기 4인분에 맥주 4병을 마시며 물 밀면을 먹으니 배속에 밀물이 차오른다.
밀면까지는 무리였나 보다.




배불리 먹은 자는 자리에서 일어설 때와 결제할 때를 아는 법이다.
조용히 물병에 담긴 보리차로 입을 헹군다.
생수보다 보리차의 구수함이 입맛을 깔끔히 마무리해준다.



결제를 하고 친절한 서비스에 감사드리며 동래정을 나왔다.
저녁이 되자 동네사람들이 많이도 모여있었다.
작은 지역축제에 온 기분이다.
우리가 떠난 자리에 다음 손님들이 들어간다.
동래정에서 멀어지며 배부른 몸으로 걸음을 옮겼다.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해 생각해 보니 다음번은 공기밥을 추가해 멜조림 볶음밥을 먹어봐야겠다.
참 많은 장점이 있는 동래정이다.
고기를 못 굽는 사람도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제주식 멜조림 맛이 고픈 사람이라면 가까운 곳에서 맛볼 수 있다.
친구의 말대로 비산동은 고깃집이 많지 않다.
앞으로 비산동에서 고기 먹자 약속하면 말은 안 해도 동래정이 될 듯하다.



배속에 들어온 음식이 현재의 감정을 만든다.
기름진 여유가 기분 좋다.





🥩 동래정 안양비산점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로 9 1층 101호

동래정 안양비산점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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