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가 모여서 섞이며 만들어 내는 질서에 따를 일이 아무것도 없다. 태풍 힌남노가 온다고 하더니 선선했던 날씨가 다시 더워졌다. 날은 따분하고 어제와 같은 시간표를 살며 내일은 다를 거라고 기대를 한다. 문득 학교를 다니던 소년 시절에 방학만 되면 생활시간표를 만들어서 담임선생님에게 제출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동그란 원안에 24시간의 정해진 일과를 빽빽이 채웠었다. 잠과 공부, 놀이, 휴식, 식사시간 등을 섞어서 나열했고 나름 열심히 시간표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시절 시간표대로 잠에서 깨어나고 운동을 하며 공부와 놀이를 하였던 친구들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지금이야 집에 컴퓨터와 휴대폰 등 혼자서 즐길거리가 많아 외출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시절에는 노는 것도 모두 모여서 놀았다. 숨바꼭질을 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