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물린 것과 안에서 물린 것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깨고 잠깐 딴짓을 하다 다시 잠이 들었다. 어깨에서 뭔가가 기어 다니는 촉감이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소름과 함께 손으로 어깨를 툭 쳤고 그 순간 피부를 물어버렸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나를 문 벌레는 보이지 않았다. 어떤 것이 나를 물었을까? 고통은 꽤나 강했고 아직도 어깨가 주사에 맞은 듯이 얼얼하다. 모기를 제외하면 정말 오랜만에 물린 듯하다. 그래도 괜찮다. 오랜만에 느껴본 감각이라 무뎌진 신경이 살아난 느낌이다. 다만 나도 모르게 환상을 느낀다. 자꾸 이불이나 방바닥 어딘가에 나를 문 벌레가 돌아다니는 느낌이 들어서 수시로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꿈에서 귀신을 보거나 무서운 영상을 보고 나서는 자꾸 어두운 방 한 구석을 관찰하는 모양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