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숙박자와 아침의 감각 보통의 기상보다 조금은 늦게 두 눈에 햇살을 맞이한 시간. 나는 기분 좋은 여유를 느끼며 데크에 마련된 작은 캠핑 탁자에 분다버그 한 병과 제주에서 읽기 위해 준비한 책 한 권을 내려놓았다. 가벼운 바람을 느끼며 캠핑의자에 몸을 맡기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조금은 덥고 습한 기운이 가득한 공기 중에 라임향이 올라와 섞이며 바람이 불 때마다 내 코의 감각기관을 두드렸다. 양말도 신지 않은 누드의 발을 가볍게 편채로 몸의 모든 힘을 빼고 지금 이 순간 오감이 느끼는 제주의 모든 감각을 받아들였다. 아 계속 상상해 오던 제주의 아침이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햇살이 전해주는 따뜻함이 붉게 느껴졌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시각을 개방했다. 손을 내밀어 분다버그 음료병의 차가운 냉기와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