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이 쏟아지는 하루의 끝, 나는 어디에 있는가? 열심히 글을 썼다. 그리고 잠시 눈꺼풀이 감겼을 때 엄지는 백스페이스를 누르고 있었고 눈을 뜨니 글이 지워져 있었다. 어떤 글을 썼는지 자세히 기억이 안 난다. 많이 피곤한 하루였나 보다. 아주 잠시 나는 현실과 잠의 세계를 왔다 갔다 했다. 지워진 글은 살릴 수 없지만 나는 마음이 요동치지 않는다. 전혀 아쉽지 않다. 지워질 글이라서 지워진 것이다. 오늘은 이렇게 지워졌지만 다음번에 다시 내 글 속으로 찾아올지도 모른다. 더욱 성숙한 문장으로. 지금도 눈을 감을까 말까 하는 유혹이 느껴진다. 잠은 달고 글은 쓰다. 하루 종일 혹사당하고 쉬어야 할 뇌는 글 때문에 다시 굴러가야 한다. 뇌가 구르지 않으면 글이 나오지 않는다. 시간은 10시가 다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