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만 매일 살면 오래오래 살 것 같은 기분이다. 아침 9시쯤에 일어나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고 물 한잔을 마신다. 다른 가족들은 새벽에 일찌감치 낚시를 하러 떠났고 집에는 부모님과 나만 있다. 잔잔한 추석 연휴 첫날이다. 내가 하는 일은 일 년에 딱 3번만 휴식을 갖는다. 새해 1월 1일 그리고 설과 추석 명절 외 여름휴가가 전부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정상근무라서 일요일이 거의 유일한 휴식이고 나머지 공휴일이나 빨간 날은 쉬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명절처럼 4일 이상 쉬는 기간은 뭔가 마음도 몸도 낯설다. 뭔가를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뭔가를 하기에도 애매한 시간. 햇빛이 쨍해서 잠깐 집 밖으로 나왔다. 빌라 고양이가 담벼락 위와 아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평소에 내가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