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적힌 나의 DNA 하얀 A4 종이 위에 내 인생의 모든 단서들을 적어나가고 있다. 나라는 존재가 현재라는 이야기 속에 들어온 배역처럼 연기하며 앞으로 어떻게 이 이야기를 재밌게 이끌어가야 할 것인지 궁리하고 있다. 제주에서 어떤 경제적 생활을 할 것인지, 지금 현재 무엇을 배울 것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스스로 궁금해하지 않았던 물음들에 대해서 사무실 한편에 앉아 조용히 답하고 있다. 그 모든 물음들에 답하고 정리가 되는 순간 더 이상은 그것들에 대해 간헐적으로 고민하고 떠보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의 모든 몸과 털에는 나선형의 DNA가 존재하고, 그 DNA에는 그 사람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나는 내가 그려갈 인생의 모든 정의를 작은 종이 한 장에 압축해서 나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