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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 최우근 식당 구절판 정식 여름메뉴 냉우동

낮가림 2024. 6. 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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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밥상에는 냉정과 열정이 공존해야 한다.




구절판 정식


오랜만에 최우근 식당을 친구와 재방문했다.
저녁 오픈 시간인 5시가 조금 넘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님은 우리 둘 뿐이었다.
퇴근 전 한적한 시간대라 밝은 대낮의 여유와 허기짐이 밀려들어왔다.
회정식은 이미 한 번 먹어본 터라 메뉴판을 보며 고민을 잠시 했다.



사실 이미 들어오기 전 먹고 싶어 찜해놓은 메뉴가 있었다.
더운 여름이라 시원한 음식 황제물회를 먹으려 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두 명이서 먹기에 충분한 양이며 소면까지 제공된다고 한다.
시작부터 물회를 먹기에 조금 섭섭해서 구절판 정식 2인을 먼저 주문했다.
먹고 나서 추후에 배부름을 본 후 물회를 먹기로 타협했다.
예전에 회정식을 먹어봐서 정식메뉴에 만족한 경험이 있다.
구절판 정식 스끼다시로 나오는 음식구성은 회정식과 동일하다.
메인 음식인 생선회 광어, 연어, 제철생선은 동일하고 그 외에 모두 초밥메뉴로 차려져 있다.

정식이 나오기 전 시원한 맥주로 여름을 달랜다.
구절판 뜻이 무엇인지 몰라 검색해 보니 일식용 작은 반찬그릇이 들어가는 우드로 만들어진 9칸짜리 나무접시다.
주로 술안주와 밑반찬등 일본가정식 코스요리에 쓰인 다한다.
일식접시로 많이 쓰이며 초밥, 생선회등 업소용 나무접시로 본 적은 있지만 구절판이라는 정식명칭은 처음이라 궁금했다.



락교와 초생강을 미니접시에 담으니 야채샐러드미소 된장국이 나왔다.
사각사각 식감이 나는 달콤한 샐러드에 따뜻한 된장국그릇을 통째 손으로 잡으니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다.
실내의 에어컨 냉기와 차가운 맥주로 살살 한기를 느끼던 내장에 뜨끈한 미소국을 넣으니 속이 따뜻해진다.
역시 모든 밥상에는 냉정과 열정이 공존해야 한다.
예전 다른 횟집에서 차가운 회만 계속 집어먹다 혀가 얼어 회맛을 잃은 경우가 있다.
그런 고로 따뜻한 국물은 필수다.



잠시 후 정사각 아홉 칸에 음식과 그릇이 꽉 찬 구절판 식기가 나왔다.
광어, 연어, 제철생선, 생새우초밥, 계란초밥, 붕장어초밥, 적새우, 타코와사비, 소라가 담겨있다.
제철생선은 참돔회가 나왔다.
껍질까지 식감에 한몫하는 맛 좋은 회다.
먼저 소라를 집어 빨간 초장을 쓱하고 묻혀 굶주린 혀님에게 대접한다.
계속 씹을수록 수산물 특유의 단맛이 생성된다.
혀님도 만족했는지 입천장을 매만진다.



구절판 정식은 생선회와 초밥등의 배분이 좋아 2인 식사에 적당하다.
큼직하게 집어 먹는 횟감과 초밥이 있지만 타코와사비와 소라회처럼 여러 번 젓가락질이 가는 음식이 있어 먹는 재미가 있다.
그 외에 다양한 밑반찬도 많이 나온다.
육회, 참치가마구이, 연어가마조림, 새우튀김과 춘권, 우동이 제공된다.
맥주를 마시고 음식대화를 나누다 먹다 보면 충분히 배가 부른다.



아홉 칸에 나눠진 회와 초밥을 골라 먹으며 맥주 한 잔, 또는 미소 된장국을 수저로 작게 한입 떠먹으면 만족감이 상당하다.
식당에서 단일 안주나 메뉴로 먹는 제육볶음, 해물파전, 치킨, 스파게티, 부대찌개 등과 다른 매력이 바로 정식이다.
여러 가지 맛을 다양하게 즐기며 남기지 않게 소화할 수 있다.
다 먹은 빈 그릇을 보며 잘 먹었다는 행복감이 든다.
이런 게 바로 *식도락이지!

*여러 가지 음식을 두루 맛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일.


타코와사비



항상 메뉴판에 타코와사비가 단일메뉴로 있어 맛이 궁금했다.
알고 싶어 나무위키로 뜻을 찾아봤다.
타코와사비タコわさび는 낙지, 쭈꾸미, 작은 문어로 제조한 젓갈의 종류라 한다.
문어와 와사비가 주 재료이고 소금, 니혼슈를 넣어 발효시킨다.
니혼슈는 쌀, 누룩, 물을 원료로 발효시킨 양조주 즉 일본식 전통 증류주 사케를 말한다.
일본식 청주인 사케가 첨가된 타코와사비는 특별한 양념 없이 채 썬 파만 넣어 나온다 한다.


발효시킬 때부터 고추냉이가 들어가므로 눈으로 볼 때는 와사비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연체동물 특유의 끈적끈적함이 젓가락 끝에 달라붙는다.
작은 빨판을 가진 귀여운 먹잇감이 미끌미끌하여 한번에 잡히지 않는다.
쉽게 맛을 주지 않는 타코와사비를 입에 넣으니 쫀득쫀득한 살과 와사비가 녹아든 알싸한 즙이 배어 나온다.
자작한 국물에 시원한 파향과 와사비 맛이 씀씀하게 퍼져 나와 술안주로 딱이다.

육회 (육사시미)

정식에 포함된 밑반찬으로 육회가 나온다.
저번 회정식을 주문해 식사할 때도 육회가 기대이상으로 맛있어 젓가락 단골이 되기도 했다.
역시나 소고기 생살맛은 고소하다.
일식 정식에 일본요리와 한국요리가 섞여 나오니 먹는 이에게 풍성한 감칠맛이 전해진다.



육회메뉴만 따로 있어도 한 그릇 올려놓아 소주, 맥주 술안주로 아쉬울 게 없다.
고소달콤함이 응축된 붉은 소고기회다.
문득 먹다 보니 작은 종지 그릇에 담긴 육회의 양이 더할 나위 없이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맛있는 회는 감질날 정도만 먹어야 한다.
생선회의 비율과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고고한 단맛이 매력이다.


여름한정 계절음식 냉우동


최우근 식당을 방문하며 매번 사장님께 물어본 단골질문이 있다.

"냉우동 되나요?"

매번 아쉽게도 이른 여름이라 따뜻한 우동이 나왔다.
이번에는 생각지도 않게 냉우동을 먹게 되었다.
반짝이는 무채가 면위에 올라타있고, 우동그릇 검은 담벼락에 녹음진 와사비가 이끼처럼 달라붙어있다.
탱탱한 면발 위에 얇은 김과 채썰린 파가 소복하다.
면발 아래 매끈한 얼음덩이가 우동국물에 냉기마법을 시전 한다.
담벼락에 달라붙은 와사비는 밀어서 남김없이 국물에 풍덩시킨다.
그릇 중앙에 젓가락을 담가 손목으로 동그라미를 그린다.
점점 면발이 원심력을 따라 김, 파, 무채, 와사비를 끌어안는다.
소용돌이가 면을 밀어내며 각 재료의 맛을 하나로 모은다.



굵은 우동 면발꼬리를 젓가락으로 채서 입에 물었다.
차가운 면에 무채의 아삭한 건더기와 와사비의 알싸함이 묻어 나온다.
검은 김의 고소함과 초록의 싸한 파맛이 살짝 아리는 녹색의 와사비를 다정하게 안아준다.
따뜻한 우동못지않게 시원한 냉우동도 계절별미다.
매년 여름이 되면 물냉면, 비빔냉면, 콩국수, 냉모밀, 냉메밀, 냉짬뽕이 주 먹거리였는데 냉우동도 추가다.
하루에 한 끼씩만 여름메뉴로 채워도 일주일을 살아낸다.



메뉴판 업그레이드



친구와 재방문한 최우근 식당은 몇 가지가 개선되었다.
예전에는 메뉴가 사진 없이 글로만 표기되어 있어 음식을 고르는데 상상력이 많이 필요했다.
자연히 메뉴선정에 시간이 걸리니 배고픔은 길어진다.
확실히 눈에 띄는 음식사진이 추가되니 식욕 게이지가 상승했다.



대표메뉴인 특선초밥, 스페셜초밥과 구절판 정식, 회정식, 추천사시미, 황제물회 등이 메뉴판에 사진으로 추가되었다.
네이버 최우근 식당 메뉴란에도 동일한 사진들이 이쁘게 나와있다.
성장에 고민하는 최우근 식당의 노력이 엿보인다.
메뉴음식에도 여름한정 메뉴인 냉메밀정식이 추가되었다.
보통 냉메밀만 단독메뉴로 선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정식으로 나온다.
구성도 초밥 7ps라 차가운 냉메밀과 궁합이 좋아 보인다.
둘이 먹는 경우 횟감으로 차려진 사시미메뉴를 먹은 후 초밥과 냉메밀로 구성된 냉메밀정식을 먹으면 배부르게 입가심이 될듯하다.
다음에 도전해 봐야지.

사시미 주문시 매운탕(₩ 6,000) 추가주문이 생겼다.
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은 일식집에서 흔하지않은 메뉴다.
매운탕도 꼭 먹어봐야겠다.



최우근 식당 화장실은 매장 밖으로 나가면 상가건물 입구가 바로 옆에 있다.
2층에 화장실 문이 있으며 나오기 전에 주방카운터 앞에 비치되어 있는 화장실 키를 들고 나와야 한다.
맥주로 술배가 불렀던 우리는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 매장 앞에서 계속 앉아있어 찌뿌둥한 몸을 풀었다.
그러고 보니 매장 입구 배너 입간판도 새로 생겨 한눈에 메뉴를 볼 수 있게 바뀌었다.
전에는 작은 메뉴판이 책처럼 스탠드에 올려져 가까이 얼굴을 대야만 확인이 가능했다.
크고 밝은 음식사진이 많으니 어떤 음식을 파는 식당인지 정체성이 생겼다.
가만히 서있으니 매장 앞 수조 속의 물고기가 나를 쳐다본다.
어쩌라는 듯이...




다시 안으로 돌아와 식사를 이어가다 보니 따뜻한 장국의 필요성이 느껴져 사장님에게 리필을 부탁드렸다.
예전에는 더 드릴까요? 하시면서 그릇을 가져가 국을 담아와 주셨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커다란 보온병을 들고 오셔서 빈 국그릇에 된장국을 채워주셨다.
식어가던 국그릇이 다시 열정으로 채워졌다.
허연 김이 떠오르자 문득 궁금함에 이렇게 주시는 이유를 물어봤다.
그릇을 수거 후 국을 따르다 보면 식기가 똑같다 보니 주인이 바뀔 수 있어서라고 하셨다.
듣고 보니 친구와 동시에 오호! 하는 탄식이 나왔다.
아주 간단하지만 사장님의 이동거리도 줄고 받는 이도 따뜻한 국이 따라지는 모습을 보니 시각적으로 충족이 된다.
게다가 위생을 위한 서비스라는 점에 기분이 좋았다.



점점 개선되는 점을 보며 장사가 더 잘되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 이번에 황제물회를 꼭 먹어보려 했는데 메뉴사진을 보니 둘이 먹다 배가 터질 듯했다.
구절판 정식만으로도 양이 꽤 차서 신중히 고민하다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대신 술안주로 스페셜초밥을 주문하고 테라 한 병을 더 주문했다.
먹고 보니 탁월한 선택이었다.

아~ 서비스로 광어지느러미회를 주셨는데 백김치처럼 뽀얀 빛이 쫀득한 백기와 같았다.
지느러미회 두 점에 맥주 한 잔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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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근 식당
서울 관악구 봉천로 608 1층 오른쪽 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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