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빗소리가 들렸다. 자다 깨어 냉수 한 잔으로 목마름을 채우고, 잠시 귀 기울이다 기분 좋은 감정으로 다시 잠이 들었다. 몇 시간 후 우산을 쓰며 출근길을 나섰고 비가 고인 길 위를 걸어야 했다. 일터에 도착했을 때는 양말과 신발이 모두 젖어있었다. 양말 뒤꿈치에는 작은 구멍이 나있었다. 젖은 신발도 밑창에 구멍이 나서 많이 축축했다. 다행히 예비용 신발이 있어서 갈아신었다. 기분 나쁜 축축함이 사라졌다 나는 사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양말에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시간이 없었기에 다른 양말을 찾을 여유 없이 그대로 신고 나왔다. 그리고 신발 밑창에 구멍이 났다는 것도 오래전에 알고 있었다. 자다 깬 새벽 두발과 맞닿는 지면이 물에 젖어있음을 짧은 순간이나마 인지했다. 그럼에도 나는 구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