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주로 가는 건 비밀이다. 친구인 그 외에는 가족이나 주변 지인 그 누구도 모른다. 심지어 제주도 모르고 있다. 조심히 비밀스럽게 마흔이 넘은 어느 날부터 아무도 모르게 일탈을 꿈꾸고 계획 중이다. 사람이 사는 장소와 환경을 바꾼다는 건 거의 모든 걸 바꾸는 거라 생각한다. 지금은 예측할 수 없지만 내가 딱히 애쓰지 않아도 생길 무의식적인 습관도 만들어질 것이고 타지에서 온 이방인이 갖게 되는 방어기제도 생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는 만큼 제주를 이해하고 편견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제주에 대한 많은 지식을 습득하려 노력 중이다. 또한 왜 제주에 정착했다가 다시 돌아오는지도 자세히 알아보려 한다. 모든 걱정되는 고민거리에 대한 계획을 다 세워놨을 때 정말 어느 날 아무 걱정 없이 짐을 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