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이는 청소솔로 반짝반짝 청소하자 여름철 미끄러운 바닥이끼 내가 일하는 화훼단지 매장은 바닥재가 회색빛 콘크리트 블록으로 되어있다. 흙바닥이 아니어서 물에 오래 젖거나 흙과 다양한 오염물이 달라붙지 않는다. 다만 자주 바닥에 화분과 식물포트를 내려놓은 채 물을 주거나 물청소를 하다 보니 사방으로 초록이끼가 생겼다. 짙은 녹색의 멍처럼 점점 커지던 이끼는 습하고 더운 여름이 되자 바닥곳곳에 빠르게 번지기 시작했다. 비닐하우스 안은 천장 환기창을 열고 출입문을 활짝 개방해도 먼지와 습도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해안가 바위에 달라붙은 돌미역처럼 이끼가 점점 짙어지며 층이 쌓이는 게 느껴진다. 습기는 높고 환기는 잘 되지 않으니 곰팡이 번지듯 이끼도 자라고 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출근한 몇 년 동안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