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를 켜라 하루 종일 말을 잘하지 않는다. 마치 언어를 모르는 아이처럼 산다. 나의 목소리는 반드시 말이 필요한 상황에서만 나온다. 누군가와 소리를 내어 말을 섞는다는 것은 타인의 하루와 감정을 나에게 끌어들이는 것이다. 몰랐던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귀와 눈으로 들리고 보인다. 내 감정만으로도 벅찬데 다른 이의 감정을 짐처럼 쌓아놓는 다. 가장 밑에 눌린 나의 감정은 무게에 짓눌려 쉽게 꺼내어 보기도 힘들다. 말과 말이 섞이며 그들의 감정이 나에게 전이된다. 삶에 대한 하소연이나 가벼운 농담거리가 내 머릿속에 들어온다. 내가 타인과 나누는 대화도 한없이 가벼운 이야기라 말풍선처럼 머리 위로 둥둥 뜰 정도이다. 나는 말을 하지 않아도 심심하지 않으며 되려 상상만으로도 풍부한 만족감을 느낀다. 대화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