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뛰었을 뿐이다. 약 10일 정도 되는 기간 동안 계속 야근 중이다. 생각보다 많이 바빴고 체력적으로 지쳤다. 저녁 7시쯤 퇴근을 하며 길을 걸었다. 날은 벌써 어두워졌다. 이 시간에 타는 버스는 사람으로 꽉 차있다. 퇴근길 속도를 위해 굳이 비좁은 버스를 타고 싶지 않았다. 조용히 양재천 육교 밑으로 들어가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다 보니 갑자기 뛰고 싶어졌다. 서른 살 초반까지는 늦은 밤에 밖으로 나와 뛰어다녔다. 유일하게 하는 운동이었고 그 덕분에 뛰는 것만큼은 자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늦은 저녁까지 야근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 나의 달리기 취미는 사라져 버렸다. 달린다는 감각은 출근길 전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뛰는 순간만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내가 퇴근길 어두운 양재천 길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