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숲을 한밤중에 거닐고 싶다. 나는 무의미한 일상을 보내던 시절 유튜브로 공포라디오를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지금의 내가 양자물리학과 심상화, 명상 등의 형이상학에 관심을 두는 것처럼, 그때는 공포라는 신비주의에 심취해 있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직장, 퇴근길, 집에서 귀신과 사람이 엮인 이야기에 눈과 귀를 내어주었다.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이상한 일들에 관심을 주었을 때 현실의 무료함과 지쳐가는 정신은 잊을 수 있었다. 살면서 귀신을 본 적은 없지만 이상한 일들은 가끔씩 겪어왔다. 그런 체험들은 소름이 돋고 몸의 감각들을 최대치로 올려주었다. 귀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닌 내부에서 들리는 혼잣말을 들었을 때는 내가 모르는 세상이 분명 있다고 믿었다. 나는 공포를 두려워한다. 요즘은 심야괴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