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 2

나는 왜 제주에서 태어나지 못했을까?

가야 할 목적지가 생겼다. 오늘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제주로 갈 거면 왜 제주에서 태어나지 못했을까? 물론 부모가 제주사람이 아니고 나를 키우시다가 제주로 이사하지 않은 이유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애초에 나는 왜 서울에서 태어났나? 서울과 제주는 위치상 거의 끝과 끝이다. 바다와 하늘을 건너야만 갈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자연의 땅. 나의 어릴 적에 옅게 흔적처럼 남아있는 기억에는 동네에 커다란 과수원과 어른 키보다 큰 풀들이 지나다니는 길에 가득했던 꿈같은 이미지가 있다. 그 당시에는 분명 시멘트 담벼락이 아닌 녹색의 풀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높은 풀의 꼭대기 펜트하우스에 고추잠자리들이 항상 앉아있었고, 나는 기다란 잠자리채로 녀석들을 낚아채러 돌아다녔었다. 동네 길바닥에는..

나의 목적지? 물론 제주다.

요새 유튜브로 자주 찾아보는 구독 채널이 있다. 그림 그리는 유튜버 이연님이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목소리와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그림을 그리면서 들려주신다. 오래전 영상에 제주도로 휴가를 가셔서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는 영상이 있었다. 그 책중에 하나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저자가 자신의 문학과 인생을 달리기에 비유해서 풀어놓은 책이다. 빨리 달리기로 책의 내용은 지나가고, 나를 멈추게 한 구간이 있었다. 이연님이 이 부분은 그냥 멋있어서 밑줄 쳤다는 문장이 있다. '나는 나의 목적지를 향해서 계속 달린다. 나의 목적지? 물론 뉴욕이다.' 이연님의 밑줄 표현처럼 정말 개간지다. 자신의 목적을 한마디로 정의했다. '물론 뉴욕이다.' 뉴욕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