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원래대로라면 토요일까지 일한 피로를 덜기 위해 오전 내내 잠을 잔다. 그러나 웬일인지 일찍 잠이 깨었다. 정신이 맑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시간이다. 베지밀 에이 두유를 마시면서 어항 속 공기방울 소리를 듣는다. 그동안 물고기가 존재했다는 것도 잊은 채 관심을 끄고 살았다. 자기 계발과 명상, 주식, 브랜딩, 부업, 창업에 관한 책과 유튜브 영상들을 찾아보느라 집안의 다른 존재에 대해선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구피들이 계속 새끼를 낳았고 지금은 어항을 가득 채웠다. 예전에는 구피가 새끼를 낳으면 은신처를 마련해주고 작은 통으로 멸치보다 작은 아이들을 하나씩 잡아 새끼들만 살 수 있는 미니어항에 넣어 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씩 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시간이 흐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