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가 넘은 하루가 저무는 시간. 어두운 공간에 조명 하나만 켜 놓은 채 생각을 정리 중이다. 하루 동안 전보다 시간을 아끼며 생산성 있게 보냈지만 나는 알고 있다. 쓸모없는 것에 낭비한 시간이 더 많다는 걸. 그 시간들이 모두 모이면 의미 있었던 시간의 몇 배라는 걸. 분명히 잘 알고 있음에도 빈둥거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건 아직 밀도 있게 시간 사용하는 습관을 내 몸에 익히지 못했다는 거다. 물론 하루 중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에 쉴 수 있는 여유는 필요하다. 그렇지만 내게 주어진 휴식 시간을 제대로 사용한 적이 있는가? 요새는 한번에 끝까지 영화 한 편을 보기도 힘들다. 집중력이 흩트러진 채로 여기저기 관심을 준다. 아까 한 행동을 몇분 후에 다시 반복한다. 조금 지나면 배가 고프고 밥 먹느라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