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다버그 2

제주 월영사계 조식 베이글과 치즈

이번 여름 가장 제주스러운 음식 제주에서 지냈던 4박 5일의 숙소 월영사계에서 매일 아침으로 먹었던 조식이 있다. 바로 베이글 빵과 분다버그 음료수, 과일잼, 필라델피아 치즈. 그리고 매일 아침 카페테리아에서 내려 마셨던 아메리카노 커피.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출근을 하면서 아침식사를 챙겨 먹은 적이 거의 없기에 아침 조식을 먹는다는 것이 대단히 거창한 의식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서양식 식사라서 더 신기하게 다가왔다. 매일 아침 친구와 나는 테라스에 놓인 작은 캠핑용 테이블에서 베이글과 치즈, 쨈, 분다버그 음료수, 커피를 늘어놓고 배고픔을 채워나갔다. 시간적 여유가 넘쳐났기에 베이글에 치즈 한 덩이를 살짝 올려 바르고 그 위에 포도잼이나 딸기잼을 덧발라 한입씩 베어 물었다. 살짝 딱딱한 베이글의 따..

제주 아침

장기 숙박자와 아침의 감각 보통의 기상보다 조금은 늦게 두 눈에 햇살을 맞이한 시간. 나는 기분 좋은 여유를 느끼며 데크에 마련된 작은 캠핑 탁자에 분다버그 한 병과 제주에서 읽기 위해 준비한 책 한 권을 내려놓았다. 가벼운 바람을 느끼며 캠핑의자에 몸을 맡기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조금은 덥고 습한 기운이 가득한 공기 중에 라임향이 올라와 섞이며 바람이 불 때마다 내 코의 감각기관을 두드렸다. 양말도 신지 않은 누드의 발을 가볍게 편채로 몸의 모든 힘을 빼고 지금 이 순간 오감이 느끼는 제주의 모든 감각을 받아들였다. 아 계속 상상해 오던 제주의 아침이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햇살이 전해주는 따뜻함이 붉게 느껴졌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시각을 개방했다. 손을 내밀어 분다버그 음료병의 차가운 냉기와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