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화 2

소설 속 고양이가 동네로 왔다

내 인생에 이것 말고도 같은 방식으로 상상하고 이뤄진 사건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나는 고양이에 관한 소설을 쓴 적이 있었다.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이야기였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여왕, 기사, 말, 고양이가 어우러진 어두운 이야기였다. 고양이를 친구처럼 아끼며 함께 살아가는 도시가 있었다. 어느 날 여왕의 명령으로 마녀재판을 받듯이 도시 안의 모든 고양이를 학살하라는 명이 떨어진다. 고양이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었던 시민들은 여왕의 명령에 행동하기를 주저한다. 그러자 여왕은 고양이 한 마리마다 목숨 값을 내건다. 조용히 있던 시민들은 한 사람이 먼저 고양이에게 해를 입히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광란의 학살에 동참한다. 고양이들은 눈이 뒤집힌 사람들의 칼끝과 손..

작은 아씨들 인주와 심상화

믿을 수가 없어 * 작은 아씨들 5화 스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시청하지 않으신 분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제 방송된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5화 중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다. 화영이 인주의 명의로 싱가포르에 고급주택과 고가의 자동차 등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인주는 자신의 이름으로 싱가포르 저 멀리 어딘가에 존재하는 집과 차 사진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믿을 수가 없어. 세상 어딘가에서 누가 내 이름으로 이렇게 살았다는 거. 어떻게 이런 걸 가지고 있으면서 새벽에 청소하고 밤에는 영어 학원 다녔어, 언니? 어떻게 이런 걸 두고 눈을 감았어? 그리고 왜 나였어? 나는 극 중 인주의 독백을 들으면서 드라마 속 세상이 아닌 미래의 내가 떠올랐다. 심상화로 원하는 미래를 생생히 상상하고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