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이것 말고도 같은 방식으로 상상하고 이뤄진 사건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나는 고양이에 관한 소설을 쓴 적이 있었다.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이야기였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여왕, 기사, 말, 고양이가 어우러진 어두운 이야기였다. 고양이를 친구처럼 아끼며 함께 살아가는 도시가 있었다. 어느 날 여왕의 명령으로 마녀재판을 받듯이 도시 안의 모든 고양이를 학살하라는 명이 떨어진다. 고양이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었던 시민들은 여왕의 명령에 행동하기를 주저한다. 그러자 여왕은 고양이 한 마리마다 목숨 값을 내건다. 조용히 있던 시민들은 한 사람이 먼저 고양이에게 해를 입히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광란의 학살에 동참한다. 고양이들은 눈이 뒤집힌 사람들의 칼끝과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