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흔들린다. 일렁이는 물결 위에 던져놓은 것처럼 흔들린다. 내가 쓸쓸할 때 마음은 내 곁에 있지 않았다. 손발이 차갑도록 시린날들을 마음없이 혼자 견뎌내야 했다. 내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은 마음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한몸에서 살면서 왜 우린 서로를 미워하고 무관심 한걸까. 손잡으려 다가가면 저 멀리 풀숲으로 숨어버렸다. 마음과 나는 언제나 함께였던 적이 없었다. 알고 있다. 나의 마음은 여자아이다. 예전부터 쭉 이 아이는 자라왔고 지금은 소녀가 되었다. 하지만 나완 어울리지 않겠다는 듯이 나를 피해 다녔다. 똑같은 인생. 매번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이 불러온 기대치 없는 같은 결과. 삶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불성실한 삶. 누군가의 밥상위에 수저만 올려놓은 삶. 나도 알고 있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