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2

전생에 제주

어쩌면 마지막 주자. 20살 초반의 나는 서울대공원에서 공익근무를 했었다. 매일 아침 지하철을 타며 출근했고,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A4용지에 무언가를 인쇄하여 하루 한 장씩 가지고 다녔다. 지금은 잘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기발한 생각 5가지 적기, 오늘 하루 할 일 적기 등 무언가 창조적인 습관을 들이려 했던 것 같다. 동시에 아이디어 수집까지 계획했고 쓸모없는 생각이라도 적어서 하루 한 장을 완성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 기록물들이 어디서 썩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내 사업을 하려 했었던 기억이다. 의류 쇼핑몰을 기획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런 이상한 이름을 지었을지 모를 브랜드 네임이 존재했다. 하지만 결론은 결국 하지 않았다는 것. 병적인 완성도에 대한 집착으로 스스..

제주에서 오래 살아야지

나는 이제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을까? 건강을 관리하며 자유로운 삶을 산다면 100세까지도 가능한 세상이다. 내가 살아온 삶의 시간을 한 번 더 살아가야 한다. 어른이 된 삶의 속도는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시간들보다 빠르다. 그래서 체감상 나는 좀 더 빠른 시간을 살게 될 것이다. 물론 지금처럼 일하지 않고 삶의 형태를 바꾸어 나간다면 시간을 느리게 붙잡을 수 있다. 그래야 한다. 난 아직 살아보지 못한 일들이 많다.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생애의 마지막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내 삶의 필모그래피에서 힘들게 일만 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 내 삶을 대표하는 장면들이 그런 모습이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의 과거 수명은 40살이었다. 그때 내가 살았다면 이미 생의 마지막을 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