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에서 반복되는 지루한 시간을 편집하면 드라마처럼 사건과 사고만 남는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모든 드라마의 주인공이 나라고 가정해보자. 극 중 모든 인물이 나에게 대화를 건넬 것이고 그들이 하는 말은 모두 나에게 하는 말이 된다. 사랑과 치유가 담긴 따뜻한 말도 있을 것이고 공포와 독이 묻은 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내해야 한다. 극이 막을 내리고 검은 화면이 뜰 때까진 난 모든 말과 상황을 견뎌야 한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모든 등장인물 특히 주인공 주변의 인물을 자세히 소개하는 것처럼 짧은 시간 안에 나는 그들과 아는 사이가 된다. 그들이 힘들어할 때 반대로 내가 위로를 건넨다. 주인공이 나라고 인식하는 순간 모든 행동과 대화가 깊이 스며오고 스마트폰이나 다른 어떤 것에 주의를 뺏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