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야. 잘 지내고 있니? 서울은 봄이 옆자리에 앉아서 조금 따뜻해. 사실은 오랜만에 얼굴 보러 가려했었어. 근데 시간이 안나더라. 너무 보고 싶은데 미안해. 요새 입맛이 없어서 네가 내어준 싱싱한 회들이 생각나. 활어 물회에 밥 말아먹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어. 아침 산책 후에 네가 만들어준 고기국수도 얼마나 담백하고 고소했는지. 네가 직접 착즙한 한라봉 에이드도 정말 시원하고 달았어. 여기 서울은 고층 건물로 꽉 막혀있어서 많이 답답해. 네가 직접 키운 농작물로 가득한 시원한 푸른 밭이 보고 싶다. 밭 사이로 난 길에 가만히 서있으면 향긋한 풀내가 코끝으로 몰려들었지. 그 산뜻한 기분이 하루 종일 갔었어. 네가 비밀스레 꾸미던 곶자왈도 또 들어가 보고 싶어. 햇빛이 들지 않는 야생의 숲이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