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야기의 출발 나와 친구는 제주도 동쪽의 이름 모를 도로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고 있었다. 형체 없는 바람이 그 무엇보다 거친 부드러움으로 나를 지나온 길 뒤로 밀어내었다. 살아내면서 지금껏 느끼거나 본 적 없었던 텅 빈 도로 위 바람의 풍경은 너무나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바람의 세기는 점점 얕아졌지만 나를 지나간 것이 아니라 내가 바람을 마셔버린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제주의 그 바람은 그 후로 내 안에서 멈추지 않고 불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기묘한 제주의 모습은 오랜 시간 내가 발을 올려두었던 서울과는 아주 많이 달랐다. 너무나 익숙해진 서울과 달리 제주는 모든 것이 호기심이었다. 며칠 후 우린 제주를 떠났다. 제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이제부터 내가 풀어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