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불편한 다리로 의자를 향해 힘겹게 걸어갔다. 삶의 목표가 의자를 향해 있었다. 온몸의 무게를 떨어뜨리듯이 의자 위에 쿵하고 앉아버렸다. 의자가 흔들렸고 나무바닥도 찌그덕거리는 소음이 났다. 노인의 살결은 탄력을 잃었고 눈도 나빠져 잘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나무의자도 많은 상처가 났고 다리 끝부분이 닳아서 약간 기울어져 있었다. 노인과 의자 모두 오래된 존재였다. 너무 오랫동안 사용해서 이젠 둘이 서로 한몸처럼 편안해 보였다. 멀리서 보면 다리 6개 달린 신화 속의 켄타우르스처럼 보였다. 노인은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봤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노을이 지는 모습은 똑같다. 하늘 아래의 풍경들이 바뀌었을 뿐이다. 젊었을 적 많은 꿈들이 있었지만 이루지 못하였고 지금은 시골로 내려와 홀로 살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