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고 하얀 것은 오래 살지 못한다. 가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지금이 그렇다. 몸은 피곤하고 졸음이 셔터를 내려서 눈앞을 깜깜하게 만든다. 이렇게 일하다 보면 수명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사람들의 수명을 카운터 하는 존재들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나이를 먹는 것보다 빠르게 수명은 줄어들 것이다. 이 세상엔 수많은 과로사가 존재할 텐데 정말 덧없고 잔인한 삶이다. 돈을 위해 희생된 나의 노동력이 가끔 부끄러울 때도 있다. 정말 돈 때문에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해야 하나? 늦게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난 후 거울을 보니 흰머리카락이 많이 보인다. 족집게로 뽑아낸 지가 오래되지 않았는데 벌써 눈에 띄게 자라 있다. 할 수 없이 눈에 먼저 보인 흰머리카락을 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