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3

시뮬레이션 우주와 버그

벌레 먹은 과일이 더 달고 맛난다. 시뮬레이션 (Simulation) 많은 과학자와 유명인들이 현재의 생생한 삶을 가상의 시뮬레이션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거대한 우주자체가 하나의 시뮬레이션이라고 말한다. 나는 처음 이러한 시뮬레이션 우주론에 대한 가설들을 들었을 때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보아온 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비슷한 이야기들을 해왔으니까. 심지어 영화 '트루먼 쇼'처럼 사람이 사람을 인공도시에 가둬놓고 성장하는 과정을 관찰하기도 한다. 주인공 트루먼은 우연한 사건으로 자신이 살고 있던 완벽한 세상의 거짓을 알게 되고 탈출한다. 트루먼의 깨달음과 다르게 이름 모를 관찰자가 가둬놓지 않았음에도 나는 정해진 삶의 선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수많은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었음에도 ..

오픈월드 게임

그러자 제주는 내게 수많은 자유도와 가능성을 가진 오픈월드로 보였다. 오픈월드 (OPEN WORLD) 오픈월드는 높은 자유도와 이동 간의 제약이 없는 게임의 장르 중 하나다. 플레이어는 정해진 중심 스토리를 벗어나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하고 싶은 행동을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게임들은 메인 퀘스트와 몇몇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끝을 보기 위해 달려갔다. 오픈월드는 다르다. 이야기의 결에서 떨어져나와 하고 싶은 행동을 할 수 있다. 지나가는 이름 모를 NPC에게 말을 걸거나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한 곳으로 이동해 가만히 멍을 때릴 수 있다. 끝을 보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끝나지 않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 게임에 푹 빠져있었다. DOS로 컴퓨터 명령어를 입력하던 시절부터 '페르시아의 왕자..

가상현실 영화 13층

모든 것이 허상이다. 새벽에 넷플릭스에서 영화 한 편을 골라보기로 했다. 연휴라서 늦게까지 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자유다. 왠지 예전의 영화들을 다시 보고 싶었고 내가 좋아하는 미래를 다루거나 가상현실을 다룬 SF 장르를 찾아보았다. 인터스텔라,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여러 번 보았던 영화들을 흛어보다가 갑자기 눈길이 가는 영화 제목이 있었다. 13층. 비디오 가게를 드나들던 시절에 익숙하게 본 제목이었다. 그 당시 이 영화를 보았는지 안 보았는지 영화를 다 본 후에도 감이 안 잡혔다. 다만 영화를 소개해주는 공중파 방송에서 자주 다뤘던 영화이기에 대충 나오는 인물의 얼굴들과 시대 배경 정도는 익숙했다. 내가 13층이라는 영화의 제목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같은 년도에 비슷한 가상현실 영화들이 나왔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