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2

제주로 가기 위해 과거를 바꾸다.

노인은 불편한 다리로 의자를 향해 힘겹게 걸어갔다. 삶의 목표가 의자를 향해 있었다. 온몸의 무게를 떨어뜨리듯이 의자 위에 쿵하고 앉아버렸다. 의자가 흔들렸고 나무바닥도 찌그덕거리는 소음이 났다. 노인의 살결은 탄력을 잃었고 눈도 나빠져 잘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나무의자도 많은 상처가 났고 다리 끝부분이 닳아서 약간 기울어져 있었다. 노인과 의자 모두 오래된 존재였다. 너무 오랫동안 사용해서 이젠 둘이 서로 한몸처럼 편안해 보였다. 멀리서 보면 다리 6개 달린 신화 속의 켄타우르스처럼 보였다. 노인은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봤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노을이 지는 모습은 똑같다. 하늘 아래의 풍경들이 바뀌었을 뿐이다. 젊었을 적 많은 꿈들이 있었지만 이루지 못하였고 지금은 시골로 내려와 홀로 살아가고 있다. ..

제주 걱정

난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하루 종일 걱정에 둘러싸여 산다. 머릿속 크고 작은 걱정들이 소중한 내 시간들을 잡아먹는다. 출근하기 전 나는 가스밸브의 방향을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본다. 그리고 가스레인지의 손잡이들을 모두 하나씩 일일이 만져본다. 눈으로만 봐도 확인이 되지만 보이는 것만을 믿지 않는다. 가방에 손을 집어넣어 안에 든 물건들을 하나씩 만져본다. 분명 눈으로 보지않고 그 물건의 크기, 촉감, 무게, 위치 순으로 확인한다. 물건의 위치가 바뀌어 있으면 손으로 다시 완벽한 위치를 찾아 준다. 가방 속에는 빗, 지갑, 교통카드지갑, 버즈라이브 무선이어폰 케이스 밖에 들어있지 않다. 고작 몇 가지의 물건을 확인하느라 온 신경을 손의 촉감에 집중한다. 모든 물건의 생존을 확인하고 나면 문을 열고 출근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