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4

시뮬레이션 우주와 버그

벌레 먹은 과일이 더 달고 맛난다. 시뮬레이션 (Simulation) 많은 과학자와 유명인들이 현재의 생생한 삶을 가상의 시뮬레이션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거대한 우주자체가 하나의 시뮬레이션이라고 말한다. 나는 처음 이러한 시뮬레이션 우주론에 대한 가설들을 들었을 때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보아온 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비슷한 이야기들을 해왔으니까. 심지어 영화 '트루먼 쇼'처럼 사람이 사람을 인공도시에 가둬놓고 성장하는 과정을 관찰하기도 한다. 주인공 트루먼은 우연한 사건으로 자신이 살고 있던 완벽한 세상의 거짓을 알게 되고 탈출한다. 트루먼의 깨달음과 다르게 이름 모를 관찰자가 가둬놓지 않았음에도 나는 정해진 삶의 선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수많은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었음에도 ..

오픈월드 게임

그러자 제주는 내게 수많은 자유도와 가능성을 가진 오픈월드로 보였다. 오픈월드 (OPEN WORLD) 오픈월드는 높은 자유도와 이동 간의 제약이 없는 게임의 장르 중 하나다. 플레이어는 정해진 중심 스토리를 벗어나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하고 싶은 행동을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게임들은 메인 퀘스트와 몇몇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끝을 보기 위해 달려갔다. 오픈월드는 다르다. 이야기의 결에서 떨어져나와 하고 싶은 행동을 할 수 있다. 지나가는 이름 모를 NPC에게 말을 걸거나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한 곳으로 이동해 가만히 멍을 때릴 수 있다. 끝을 보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끝나지 않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 게임에 푹 빠져있었다. DOS로 컴퓨터 명령어를 입력하던 시절부터 '페르시아의 왕자..

대항해시대 제주로 가다

부자가 되어보니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다. 얼마 전 친구가 오래전 나온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카톡을 보냈었다. 나도 생각이 난다. 워낙 유명했던 게임이라서 지금의 30대 후반, 40대 초반은 대부분 알만한 게임이다. 그 당시 나도 해본 적이 있었는데 칼싸움 대전이 재밌었던 게임으로 기억한다. 오래 해보지는 못했고 그 정도의 기억만 남아있다. 나는 그 당시에 삼국지 2, 삼국지 3등 삼국지 시리즈에 푹 빠져있었다. 아무튼 친구는 정말 오랜만에 옛 추억을 살려 대항해시대 게임을 재밌게 하고 있다고 했다. 며칠 후 친구는 엔딩을 보지 않은 채로 끝냈다고 했다. 내가 왜냐고 물어보니 얼마 정도의 돈이 모이자 아무리 돈을 써도 재산이 줄지 않고 계속 쌓이기만 해서 지루함을 느껴 엔딩도 보지 않은..

어쩌면 제주의 시작은 게임이었다

난 식물과 관련된 일을 한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인생이 이렇게 풀렸다. 이 일을 계속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본업이고 노동으로 얻는 유일한 수입원이다. 어쩌다 이 일을 하게 된 걸까? 시작은 아주 사소했다. 내가 백수였던 어느 날 그가 내게 재밌는 게임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게임의 이름은 듀랑고. 공룡들이 존재하는 가상의 세상에서 농사를 짓고 사냥도 하며 건축을 하는 게임이었다. 돈을 모아서 자신의 땅을 더 확장시킬 수 있었고 나는 땅에다 옥수수, 벼 등 농작물을 가득 심었다. 게임이었지만 농작물을 기르고 추수하는 재미에 푹 빠졌고 그야말로 농사꾼이 되었다. 건축과 공룡 사냥, 정글탐험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직 농사뿐이었고 탐험을 하는 이유도 퀘스트를 깨서 레벨업을 하거나 새로운 농작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