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2

내 글에 제주가 쌓이고 있다

먼지가 날린다. 시간의 흐름 속에 내 젊은 날도 흘러갔다. 난 더 이상 젊지 않다. 과거로 돌아갈 선택을 준다 해도 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른 오로지 추억 공유체 일뿐이다. 같은 추억을 가지고 살고 있지만 젊은 나와 지금의 나는 생각의 다양성이나 깊이가 다르다. 젊으면 더 많이 시도하고 실패의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시도하지 않았고 실패에서 얻는 교훈도 얻지 못했다. 내 젊은 날은 아무 의미 없는 무미건조한 먼지 같은 삶이었다. 포스팅을 위해 글자 하나하나를 내 티스토리 블로그에 쌓고 있다. 해변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글자와 키워드들이 쌓여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를 바란다. 햇빛에 반짝이는 수많은 키워드와 제주가 드러나기를. 내 글에 점점 제주가 쌓이고 있다..

먼지 속의 제주

오늘도 습관처럼 작은 무선청소기를 들고 청소를 시작한다. 방바닥엔 나의 파편들이 있다. 너무 길어져버린 나의 머리카락과 몸에서 떨어져 나온 고생이 있다. 하나하나 남김없이 빨아들인다. 청소기의 소음이 귀를 따갑게 한다. 빗자루 보다 편하지만 기술의 소음을 얻었다. 몇번 왔다갔다하니 깨끗하다. 이제 이불을 깔고 누울 수 있다. 누우려다 방바닥에 머리카락 하나가 보이면 손가락으로 콕 집어 화장실까지 이동한다. 그리고 추락시키기. 내 눈에 보이는 방바닥보다 내 머릿속에서 느껴지는 먼지가 더 많다. 수많은 생각의 파편들. 항상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난 금방 딴생각에 홀리고 만다. 나를 홀린 생각에서 빠져나와 다시 어떻게 제주에서 살것인가에 집중한다. 완성되지 않은 딴생각은 다시 이어지지 못하고 그대로 잊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