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4

시뮬레이션 우주와 버그

벌레 먹은 과일이 더 달고 맛난다. 시뮬레이션 (Simulation) 많은 과학자와 유명인들이 현재의 생생한 삶을 가상의 시뮬레이션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거대한 우주자체가 하나의 시뮬레이션이라고 말한다. 나는 처음 이러한 시뮬레이션 우주론에 대한 가설들을 들었을 때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보아온 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비슷한 이야기들을 해왔으니까. 심지어 영화 '트루먼 쇼'처럼 사람이 사람을 인공도시에 가둬놓고 성장하는 과정을 관찰하기도 한다. 주인공 트루먼은 우연한 사건으로 자신이 살고 있던 완벽한 세상의 거짓을 알게 되고 탈출한다. 트루먼의 깨달음과 다르게 이름 모를 관찰자가 가둬놓지 않았음에도 나는 정해진 삶의 선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수많은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었음에도 ..

제주생활 시간표

무리가 모여서 섞이며 만들어 내는 질서에 따를 일이 아무것도 없다. 태풍 힌남노가 온다고 하더니 선선했던 날씨가 다시 더워졌다. 날은 따분하고 어제와 같은 시간표를 살며 내일은 다를 거라고 기대를 한다. 문득 학교를 다니던 소년 시절에 방학만 되면 생활시간표를 만들어서 담임선생님에게 제출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동그란 원안에 24시간의 정해진 일과를 빽빽이 채웠었다. 잠과 공부, 놀이, 휴식, 식사시간 등을 섞어서 나열했고 나름 열심히 시간표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시절 시간표대로 잠에서 깨어나고 운동을 하며 공부와 놀이를 하였던 친구들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지금이야 집에 컴퓨터와 휴대폰 등 혼자서 즐길거리가 많아 외출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시절에는 노는 것도 모두 모여서 놀았다. 숨바꼭질을 하거나..

제주만큼 깊게 빠진 한 가지

양자를 바탕으로 살아갈 방법 요즘 양자역학에 빠져있다. 매일 양자역학에 관련된 글이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본다. 너무나 과학적이고 물리적인 단어라 살면서 가까이할 수 없을 것 같은 학문이었다. 알면 알수록 복잡하고 엄청난 양자의 세계지만 이것은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과학이다. 제주가 내 삶의 안식처라면 양자는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방법을 바꿀 것이다. 제주 여름휴가 때 숙소에 도착해서 읽을 책도 양자역학과 우주의 법칙에 관한 책을 고르는 중이다. 나는 그동안 이 중요한 과학의 법칙을 알지 못했다. 더 일찍 양자역학을 알았다면 더 빨리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타이밍에 양자를 알게 된 것은 나를 제주로 이끄는 이정표라는 기분이 느껴진다. 더 공부하고 깊이 통달해서 양자역학을 내 삶의..

다중 우주 속 다중 제주

제주에서 먹고 일하고 쉬어라. 다중 우주론에 의하면 제주에서 수많은 직업을 가진 내가 존재하고, 다양한 곳에 살고 있는 나 또한 존재한다. 현재 지구의 나는 무엇을 하며 살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내가 살면서 느끼는 건 특히 요즘 들어 확실히 다듬어진 촉이 있다. 내가 평소 생각하는 나의 모든 것들이 단지 상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저 멀리 천체망원경으로도 관측이 되지 않는 우주 저 멀리에 존재하는 수만 개의 다중우주에 살고 있을 나의 모습을 보고 내 머릿속으로 가져온 것이라는 믿음이다. 사람이 하루에 7만 개 이상의 생각을 한다고 하니 그 정도의 다중우주가 있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다만 우주에 점처럼 아니 먼지처럼 흩어진 수많은 나는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의 삶을 훔쳐보고 성장하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