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183

만원권 오만원권 홀로그램 제주도

이 안에 제주있다. 요새는 대부분의 결제를 카드로 하기에 지폐를 꺼낼 일이 거의 없었다. 동네의 전통시장에서만 가끔 지폐를 꺼내어 계산했는데 그마저도 최근에는 카드로 결제하고 있다. 지갑에는 쓰이지 않는 천 원권과 만 원권, 오만 원권이 몇 장 들어있었다. 몇 장이나 들어있는지 세보려고 지폐를 꺼냈을 때 만 원권에서 반짝반짝거리는 빛이 났다. 지폐 위조 방지를 위해 인쇄된 홀로그램이 빛에 반사되어 내 관심을 모았다. 일의 특성상 현금을 만지는 일이 많지만 지폐를 눈앞에 가까이대어 관찰한 적은 없었다. 지폐에 누구의 초상화가 있고 어떤 장소가 그려져 있는지 정도만 대충 알고 있을 뿐이다. 나는 천천히 홀로그램 부분을 빛에 노출시키며 각도를 달리했다. 잘 보이지 않았던 문양과 한국지도가 드러났다. 자세히 지..

고향사랑기부제 제주

제주야, 이제 내 고향하자! 제주고향사랑기부제란? 🍊 개인이 제주에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답례품을 받고, 기부금은 제주 주민 복리 증진을 위해 사용되는 제도입니다. 🛫 대도시로의 인구 유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자치단체의 재정을 보완하고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를 완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기반입니다. 🗓 시행일 : 2023년 1월 1일 누가, 어떻게 기부할 수 있나요? 🏝 제주에 주소를 두지 않은 개인은 제주에 연간 500만원 한도로 기부 가능합니다. 💁* 강제모집 등 방지하기 위해 현재 거주 지자체 기부 제한, 법인 기부 불가 🏝 제주특별자치도에 주소지를 둔 경우,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에 기부 가능 기부자에게는 어떤 혜택이 있나요? 🎁 기부금 금액에 따라 세액..

계획에서 뒷걸음질 치자

계획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하지만 미래의 나는 분명히 방구석에 있을 것이다. 나의 목표는 항상 원안의 중심에 있었다. 목표가 나에게서 멀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목표에서 멀어진 것이었다. 사실 제주는 바다 건너 그 자리에 항상 있었다. 제주는 나에게서 멀어지지도 바다에 흘러가지도 않았다. 내가 목표를 멀리하듯이 제주에서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감정에 치우쳐 혹은 두려움에 나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뒤로 걷는 법을 익혀나갔다. 나는 끊임없이 지혜를 가졌다고 스스로에게 자백했지만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들에 시간을 쏟지 않고 나의 우선순위는 게을러지는 거야라며 시위한다. 갑자기 처음으로 작성했던 블로그 첫 글을 기억해본다. 제주에서 만난 잊지 못할 바람에 대한 찬..

이상한 날씨에 이상한 글쓰기

오늘따라 블로그 글에 뭔 개소리를 길게 쓰고 있나 하면서 말이다. 비가 멈췄다가 다시 내리기를 하루 종일 반복하는 이상한 날씨의 날이다. 몸도 서늘하고 마음도 뭔가 허전한 하루였다. 그럼에도 퇴근은 즐겁고 따뜻한 이불 아래서 포스팅을 하는 이 순간이 감사하고 즐겁다. 갤럭시 탭 S8 울트라 태블릿을 세워놓은 채 스마트폰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 중이다. 글을 다 쓰면 클래스 101 영상강의도 듣고 책도 짬짬이 읽어야지. 최근에 친구랑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면서 이런 말들을 나눈 적이 있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난걸 고마워하라고 했고 친구는 그런 식으로 따지면 끝도 없다고 답했다. 친구 말이 맞다. 누구나 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가장 힘들다. 어떤 기준을 세우든 주관적인 견해고, 100명이 있으면 100명의 생..

한글날 제주 이름 짓기

그냥 똑하고 목구멍으로 떨어져서 발음되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제주에 관한 무언가를 만들려다 보니 이름을 생각하게 된다. 제주라는 지명을 중심으로 이것저것 앞뒤로 붙여본다. 굳이 네이밍에 제주를 넣지 않아도 되지만 이것은 상징이다. 제주에 관련된 첫 무언가라는 상징적인 이름. 그냥 들었을 때 아 제주스럽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 생각해보니 옛날부터 자꾸 뭘 해본다고 이름만 주구장창 고민했던 것 같다. 한국말이 재미난 조합을 하기엔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짝대기 하나만 바꿔도 비슷한 글자에 전혀 다른 뜻이 되기도 하니까. 마침 검색한다고 크롬 앱에 들어갔는데 구글 로고가 특이해서 보니 한글날이다. 한글날에 이름 짓기라니 세종대왕님에게 감사하다. 잠깐 멍 때리면서 이불 뒤집어쓰..

추운 겨울 월동하는 사람

나는 정말로 추운 게 좋다. 덥지도 시원하지도 않은 꾸물한 날씨다. 매장에서 한가로이 있을 즈음 한 손님이 들어와 물었다. "월동 가능한 식물이 있나요?" 월동이 가능한 식물은 많다. 한국의 기후를 견뎌내는 자생종이나 야생화등이다. 하지만 그런 식물은 가을이 깊어져야 시장에 나오고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매장에 진열된 식물들도 열대식물들 위주라 추워지는 겨울이 되면 모두 따뜻한 실내로 들어가야 한다. 실내에 있더라도 습도를 맞춰주지 않으면 말라죽거나 병에 걸린다. 월동 가능한 식물이라도 작은 화분에 심어진 어린아이 같은 개체들은 추운 겨울을 밖에서 이겨내지 못하고 얼어 죽는다. 땅에 심겨 대지의 기운을 받거나 어느 정도 목대가 굵어진 식물들만 봄을 볼 수 있다. 손님과 몇 마디를 더 대화하고 나는 다시 ..

실패를 두려워말고 시작하라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면 안락한 삶도 잠깐의 휴가처럼 끝날 것이다. 매일 초월자 마인드 단톡방을 관찰하면서 정말 자극이 되는 말과 성공의 노하우 등을 얻고 있다. 어느 날 한분이 모티베이션(Motivation)이라는 앱에서 나온 문구를 올려주셨는데 보자마자 큰 울림이 느껴졌다. 나는 이 문구를 바로 구글킵 메모장에 저장해놓고 틈날 때마다 되새기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내년에도 오늘과 똑같은 장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두려워하세요. 내년에도 오늘과 똑같은 장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두려워하라. 이 말이 너무 사실적이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몇 년간 똑같은 집, 똑같은 일터에서 시간을 보내며 살았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욕망은 있었지만 간절함은 두려움을 이기지 못했다. 시작선에서 한 발짝..

내가 살고 싶은 좋은 집

나는 환경을 바꾸는 것이 더 빠르고 안전하다고 믿는다. 요새 가장 재미있고 설레는 드라마 '작은 아씨들' 4화를 넷플릭스로 시청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주라는 인물이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고모할머니에게 아파트를 소개받으러 간다. 전망도 좋고 깔끔한 모습에 인주는 이미 마음을 뺏겨버리고 지긋이 쳐다보던 고모할머니는 인주에게 말한다. 좋은 집에 살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져. 웬만한 일은 집에 오면 다 극복이 되니까. 자본주의는 심리 게임이거든? 있는 사람은 극복할 수 있지만 없는 사람은 못 하는 감정이 있어. 그게 무슨 감정인데요? 상실감. 아... 잃을 수 있어야만 큰돈을 만질 수 있어. 더 많이 리스크를 걸 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거니까. 난 말이야. 모든 걸 잃어도 이런 집만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

가상현실 영화 13층

모든 것이 허상이다. 새벽에 넷플릭스에서 영화 한 편을 골라보기로 했다. 연휴라서 늦게까지 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자유다. 왠지 예전의 영화들을 다시 보고 싶었고 내가 좋아하는 미래를 다루거나 가상현실을 다룬 SF 장르를 찾아보았다. 인터스텔라,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여러 번 보았던 영화들을 흛어보다가 갑자기 눈길이 가는 영화 제목이 있었다. 13층. 비디오 가게를 드나들던 시절에 익숙하게 본 제목이었다. 그 당시 이 영화를 보았는지 안 보았는지 영화를 다 본 후에도 감이 안 잡혔다. 다만 영화를 소개해주는 공중파 방송에서 자주 다뤘던 영화이기에 대충 나오는 인물의 얼굴들과 시대 배경 정도는 익숙했다. 내가 13층이라는 영화의 제목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같은 년도에 비슷한 가상현실 영화들이 나왔던 ..

과거는 순간이다

언제나 그렇듯 인생은 다시 살 수 없고 누구도 완벽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신이 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생각나는 영화와 드라마의 한 장면이 있다. 아주 가끔씩 그 장면과 대사, 음악이 머릿속에서 울려오고 그때의 감동과 느낌이 일상에서 느껴진다. 그 추억의 한 장면 때문에 지나간 영화와 드라마를 다시 시청한다. 이미 몇 번을 반복적으로 본 이야기들이지만 20대, 30대, 40대 때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다. 이미 알았다고 생각한 이야기와 의미가 볼 때마다 다르게 느껴진다. 넉넉하게 여유시간을 잡고 추억의 영화들을 재감상한다. 다행히 요즘은 OTT 플랫폼에 많은 영화가 올려져 있어서 검색 한번 정도면 어려움 없이 시청이 가능하다. 영화의 한 장면만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도무지 잊히지 않거나 정말 뜬금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