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만원권 오만원권 홀로그램 제주도

낮가림 2023. 1. 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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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에 제주있다.





요새는 대부분의 결제를 카드로 하기에 지폐를 꺼낼 일이 거의 없었다.
동네의 전통시장에서만 가끔 지폐를 꺼내어 계산했는데 그마저도 최근에는 카드로 결제하고 있다.
지갑에는 쓰이지 않는 천 원권과 만 원권, 오만 원권이 몇 장 들어있었다.
몇 장이나 들어있는지 세보려고 지폐를 꺼냈을 때 만 원권에서 반짝반짝거리는 빛이 났다.
지폐 위조 방지를 위해 인쇄된 홀로그램이 빛에 반사되어 내 관심을 모았다.




일의 특성상 현금을 만지는 일이 많지만 지폐를 눈앞에 가까이대어 관찰한 적은 없었다.
지폐에 누구의 초상화가 있고 어떤 장소가 그려져 있는지 정도만 대충 알고 있을 뿐이다.
나는 천천히 홀로그램 부분을 빛에 노출시키며 각도를 달리했다.
잘 보이지 않았던 문양과 한국지도가 드러났다.
자세히 지도를 지켜보니 맨 밑에 자그마한 제주도가 보였다.
신기했다.
작은 홀로그램 속의 정밀한 한국지도라니.

지갑에서 천 원권을 꺼내어 확인하니 홀로그램이 보이지 않았다.
오천 원권은 지폐가 없었다.
오만 원권을 꺼내보니 왼쪽 끝으로 홀로그램 띠지가 있었고 그 안에 어여쁜 육지와 제주도가 보였다.
빛에 반사되어 이리저리 흔들 때마다 알록달록한 작은 제주도는 상당히 귀여웠다.
평소에 돈 많이 벌어야지 하면서 자세히 돈을 관찰한 적이 없었나 보다.
지폐를 다시 지갑에 집어넣었다.
지갑을 닫고 나자 갑자기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지갑 속에 내게 행운을 가져다줄 제주가 꽤나 많이 있었다.



이제는 단순히 주고받는 화폐로서의 용도가 아니라 내 손위의 가볍고 작은 제주였다.
손님과 주고받는 돈이 아닌 주고받는 제주였다.
살면서 지폐를 쓸 일이 있으면 꼭 말해줄 것이다.
이 안에 제주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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