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귤 2

Tea, 제주 오티아 풋귤차

지금의 내 상태가 풋귤, 즉 청귤의 시절이라 생각된다. 얼마 전 친구가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보내준 오설록 차를 고맙게 마시는 중이다. 직장에서 인스턴트 맥심커피만 줄줄이 마시던 나에게 퇴근 후 집에서 마시는 제주차는 일종의 휴식과 같은 느낌을 준다. 동백꽃 티(tea)를 마시다가 문득 전에 주문한 차가 생각났다. 청귤로 만든 차종류 였는데 그 당시 곶자왈커피 드립백과 함께 주문한 기억이 났다. 열심히 냉장고를 뒤져보았더니 생존해 있었다. 워낙 마시는 행위를 좋아해서 집에 두유와 탄산음료, 주스, 커피 등이 많았다. 번갈아 마시다 보니 차가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꺼내봤다. 제주에서 주문한 제주 오티아 풋귤차. 상자에 적혀진 슬로건이 "제주 향으로 느끼다"였다. 한 상자에 총 8개의..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로 월영사계 1

월영사계의 밤은 조용히 빛이 났다. 버스에서 내리니 해가 뜨겁다. 친구는 은빛 캐리어를 나는 무거운 배낭을 등에 매고 아스팔트 도로 위에 우두커니 서있다. 네이버 지도 앱을 실행해보니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차들이 지나가는 애매한 길이라 조심히 길가 끝에 붙어 이동하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버스를 잘못 타서 한참만에 서귀포에 도착한 후라 머리가 조금 띵하다. 일단은 무조건 걸어야 했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작은 야자수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제주에 와서 서귀포는 처음이다. 그동안 가봤던 제주와는 다른 풍경과 땅 내음을 상상하며 한 발자국씩 내디뎠다. 커다란 나뭇가지들이 바람결에 마찰하며 듣기 좋은 시원한 소리를 들려준다. 제주의 전통 대문처럼 기다란 통나무가 얹혀있는 정문 앞에 차 한 대가 서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