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제주와 잡생각

낮가림 2022. 8. 2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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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숨 참기






살면서 나의 뇌가 가진 잠재력을 얼마나 쓸 수 있을까?
아쉽게도 나는 대부분의 사용을 잡생각에만 쓰는 것 같다.
뭔가 의미 있고 생산적인 도구로 내 능력을 쓰고 싶지만 현재 상황을 인지하면 늘 잡생각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출근 후 직장에서도 퇴근 후 집에서도 늘 스마트폰을 가까이하다 보니 다양한 앱을 들어가 보고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분주하다.
티스토리 블로그 작성을 스마트폰으로 작성하기에 더 가까이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터치스크린 자판을 안 보고도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글 작성에 더 편한 도구로 폰을 가까이하는듯하다.

요새 배워들은 가르침 중에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이 시작되는 순간을 포착하라는 말이 있었다.
어두운 저녁에 불을 끄고 가만히 누워서 눈을 감은 채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조용히 노력한다는 생각의 의지조차 외면했다.
정말 조용한 시간이 지속됐다.
하지만 입을 틀어막고 뒤통수 반대편에서 숨어있던 생각은 더는 못 참겠다는 듯이 이미지와 혼잣말과 함께 어둠 속으로 튀어나왔다.
미친 듯이 웃고 있는 여자아이의 모습을 그저 지켜볼 뿐이다.
생각이 시작되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생각을 참는다는 것은 오랫동안 숨 참기 혹은 눈을 감지 않고 뜨고 있기와 같은 강제성의 힘이 필요했다.
결국엔 숨을 들이마시고 눈을 감아야 하는 것처럼 오랜 시간 동안 생각을 참는 일은 아직 나에게는 힘든 과정이다.




일상생활 중에도 수없이 생겨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잡생각 중에서 진정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생각은 없는 걸까?
그저께 그리고 어제 했던 같은 생각들이 내 삶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 어제와 똑 닮은 오늘의 생각도 내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잡생각의 대부분은 아주 오랜 시간 지속된 거울과도 같은 닮은 모습들이고 난 하루 중 많은 시간을 그 거울 속 나를 쳐다보는 것에 낭비한다.
10분 이상의 시간을 단 하나의 생각에만 몰입하여 채우기가 힘들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진다.

글을 쓰는 와중에도 무엇을 마실지 어떤 기기를 충전시킬지 생각이 여기저기서 찾아온다.
그런데 만약 저 생각들이 무의식적으로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면 난 눈을 들어 주위를 살피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몸이 마실 것을 원하니 생각을 불러온 것이고, 내일을 위해 미리 충전시켜야 할 기기가 있으니 준비시키기 위해 적당한 타이밍에 찾아온 생각일 것이다.
내가 노력을 들여 생각하지 않아도 알림처럼 울리는 생각들이 내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는 생각이 또 생각이 든다.
머리 쓰는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비서처럼 옆에서 챙겨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
이런 생각들은 생산적인 생각으로 분류하자.




제주에 관한 생각이 많다 보니 제주에 관련된 쓸데없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아이디어의 먼지라도 되어줄 생각이 아니라 저번에 간 그 식당 메뉴 참 맛있었는데, 그날 비 왔으면 숙소에서 더 재밌었을 텐데 하는 진짜 잡생각들이다.
정말 아무 무의미한 생각들은 살면서 하나하나씩 관찰하며 삭제해야겠다.
내 소중한 시간을 빨아먹는 모기 같은 잡생각들을 하나씩 잡아야겠다.
잡생각들이 하나의 포스팅 글이 되니 고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오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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