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지식의 저주

낮가림 2023. 1. 23. 23:01
반응형


중력에서 벗어난 그때의 마음.






어제 올라온 하와이 대저택님의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의 제목은 "이 신호를 절대 무시하지 마세요"
유튜브 영상 썸네일에는 "미래의 당신이 현재로 보내는 성공 시그널"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즉 어떤 식으로든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신호를 보낸다는 내용이다.

그 하나의 예로 잠을 자면 꾸는 꿈에 대해서 얘기한다.
하와이 대저택님은 군대를 제대한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주 오랫동안 군대를 다시 재입대하는 꿈을 꾸게 된다.
많을 때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군대라는 공간 속에 놓인 꿈속의 자신을 보게 된다.
고된 직장생활 속에 과로사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삶을 영위한다.
그러다 어느 날 군대에 관한 꿈과 몇 가지 신호들을 알아채고 시간이 흘러 퇴사를 한다.
현시점에서 퇴사한 지 9개월 동안 단 한 번도 군대꿈을 꾸지 않으셨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자유와 잠재의식을 억압당하는 직장 내의 생활이, 그리고 꿈속에서는 절망적인 군대의 꿈이 서로 번갈아가며 어서 탈출하라고 신호를 보낸 것일까?
어떤 의미이든 나도 분명 미래와 무의식에서 보내는 신호가 있다고 믿는다.
나의 경우 아주 자주는 아니지만 한 달에 몇 번씩은 고등학교에 다시 다니는 꿈과 공익근무요원 일을 다시 하는 꿈을 번갈아 꾼다.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생활은 이상하리만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당시 나는 대학을 포기한 상태였고 교우관계는 원만했지만 텅 비어있었다.
꿈은 있었지만 그 꿈의 표면에 닿아가는 과정을 알지 못했다.
오히려 내가 싸워야 했던 것은 선생들이었다.
공부를 포기한 나에게 무조건 대학을 가라고 강요하는 담임과 자신의 기분대로 학생을 체벌하는 선생들.
나에게는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들이 가득한 시절이었다.
그래서인지 캐다보면 기억이 날 수도 있겠지만 이때의 기억은 많이 안갯속에 방치돼 있다.




공익근무요원 생활도 나의 윗기수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날들이 긴장감 속에 매일 진행되었다.
어찌 보면 고등학교와 공익근무 생활은 나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었던 시기들이었다.
고등학교 내내 스트레스를 받은 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훈련소를 입대하고 공익근무요원 생활을 하게 되었다.
중간에 마음의 해답을 찾았다면 해소가 되었겠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로 졸업과 제대를 하게 되었고, 근심걱정과 불안감이 마음속에 내장처럼 위장한 채 숨어있었다.

지금의 나는 외적으로 내적으로 많은 것을 알아가는 중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불안감과 싸우고 있다.
그 불안한 무의식이 힘든 과거들을 꿈속으로 다시 불러오는 것인지 미래의 내가 어서 빠져나오라고 소리치는 신호인지 잘 모르겠다.
분명 꿈속의 나는 고등학생의 나이가 아님에도 학교를 다니는 스스로를 인식하고 있다.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채 사회로 방출되었던 쓰디쓴 기억에 대한 반항일까?
학교를 졸업하겠다는 생각이 없어 보였던 것 같기도 하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는 자신에게 대항하는 아이언맨에게 말한다.

"지식의 저주에 걸린 게 너만은 아니다."

지식의 저주,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을 예상할 때,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매몰되어 나타나는 인식의 왜곡(cognitive bias)을 의미한다.

타노스는 우주에 생명이 넘쳐나면 수많은 자원이 고갈 돼 모두 전멸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예상이 있었고 그 대비책으로 우주 절반의 생명체를 사라지게 하려 한다.
그러나 타노스를 따르는 수하들만이 맹목적인 충성으로 그의 뜻을 따랐을 뿐이다.

나는 지식의 저주를 내 무의식과 현재의 나에게 대입시켜 본다.
유명 철학자나 동기부여가들 그리고 많은 지식이 담긴 책에서 항상 이렇게 말한다.
답은 당신 안에 모두 있다고.
강연과 책에서 듣는 모든 내용들이 사실은 내 무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고 평소 발현이 되지 않기에 살면서 잘 알지 못한 다는 말이다.
의식의 스위치가 꺼지고 무의식의 스위치가 켜지는 꿈 속에서 꿈이라는 형태로 나에게 시그널을 보내는 것일까?




나의 무의식은 모든 것을 알고 미래를 위한 신호를 보내었지만 수많은 시간 동안 난 알아차리지 못한 채 늙어갔다.
나의 초의식은 당연히 내가 알 것이라고 예상하고 수년동안 반복하고 되풀이하며 같은 상황을 매번 보여주고 경험시켰지만 나는 왜 그런 장소에 있는 것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마치 틀린 문제를 계속 반복하며 풀어 정답을 도출하는 것처럼 과정을 보여주었지만 나는 그것을 알아차릴 지식이 없었다.

마침내 내가 초월자 마인드와 양자역학, 상상의 법칙, 형이상학 등과 많은 지식을 접한 후에야 무의식이 보내는 신호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마음이 바뀌고 지식의 저주가 풀려버렸다.
인간의 세포는 매번 죽음과 탄생을 반복한다고 하는데 마음이 새 옷을 갈아입었다고 믿는다.
저주가 풀린 첫 시작은 분명 제주도였다.
삶에 새로운 활기가 숨어있던 의지들을 깨웠다.

나의 꿈 중에 가장 오래된 꿈들은 걷거나 달리는 꿈이다.
가장 자주 반복되는 꿈이다.
너무나도 무거운 발걸음과 뜀박질로 나는 어딘가를 향한다.
현실보다 강한 몇 배의 중력 속에서 움직인다.
꿈속에서 나는 고통스러워하며 한 걸음을 옮긴다.
가끔 발이 땅에서 뜬 채로 자유로이 움직이는 꿈도 있지만 나는 중력의 법칙 속에서 걸음조차 자유스럽지 않다.




나의 잠재의식이 자유롭지 못 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었나 보다.
출근하여 직장에서의 하루일과를 살아가는 내내 불편하다.
퇴근 후의 집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제서야 제주에서의 내 발걸음이 생각난다.
한없이 가벼운 한 걸음, 한 걸음.
중력에서 벗어난 그때의 마음.
오름 위에 올라갔을 때 나는 제주라는 행성을 둘러보았다.
이 별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가끔 하늘에는 비행기를 닮은 우주선이 지나갔다.

이제 확실하다.
분명 나는 수많은 이유를 들어 제주가 내 목적지임을 변명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럴듯한 이유로 내 무의식을 방어하는 방패막을 만든 것일까.
내 꿈은 비행기로 한 시간 걸리는 섬에 있다.
물리적인 한 시간이지만 나는 매일 상상 속에서 시공간을 뚫고 제주에서 살고 있다.

내가 모르는 새에 미래의 나와 무의식이 손을 잡고 나를 깨우고 있다.
제주에서 눈 뜰 그날에...







'내 활주로는 제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  (2) 2023.01.25
제주 곶자왈의 아침 커피 드립백  (0) 2023.01.24
제주명품 레드향 설선물  (2) 2023.01.22
휴식  (2) 2023.01.21
제주 유튜버 쥬리에뜨  (4) 2023.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