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3

전설처럼...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2023년 1월 15일. 벌써 한 달의 반이 지났다. 날짜가 지난 것인지, 시간이 흐른 것인지 잘 모른다. 다만 그 2주 동안 제주를 상상했다. 물리적으로 가 있을 수 없기에 섬을 움직여 머릿속에 심었다. 사람의 두뇌는 뇌수에 떠다니고 있고, 바다 위의 제주와 같다. 나의 머릿속에선 가지 말아야 된다고 외치는 반대세력과 가고자 하는 힘들이 있다. 그 반대세력은 평생을 나와 함께했다. 알 수 없는 환경에서 나를 지키려 붙잡는 힘이다. 알맞게 세팅된 환경값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나에게 보호막을 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힘들게 살았다. 그들의 보호는 나의 삶을 안정시키지 못했다. 나의 관심과 생각들은 중력처럼 서울에서 제주로 떨어지고 있다. 화선지 위에 떨어진 먹물이 ..

내 삶은 드라마

나의 삶에서 반복되는 지루한 시간을 편집하면 드라마처럼 사건과 사고만 남는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모든 드라마의 주인공이 나라고 가정해보자. 극 중 모든 인물이 나에게 대화를 건넬 것이고 그들이 하는 말은 모두 나에게 하는 말이 된다. 사랑과 치유가 담긴 따뜻한 말도 있을 것이고 공포와 독이 묻은 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내해야 한다. 극이 막을 내리고 검은 화면이 뜰 때까진 난 모든 말과 상황을 견뎌야 한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모든 등장인물 특히 주인공 주변의 인물을 자세히 소개하는 것처럼 짧은 시간 안에 나는 그들과 아는 사이가 된다. 그들이 힘들어할 때 반대로 내가 위로를 건넨다. 주인공이 나라고 인식하는 순간 모든 행동과 대화가 깊이 스며오고 스마트폰이나 다른 어떤 것에 주의를 뺏기지 않는다..

블로그 이야기의 출발은 제주로부터 시작됐다

블로그 이야기의 출발 나와 친구는 제주도 동쪽의 이름 모를 도로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고 있었다. 형체 없는 바람이 그 무엇보다 거친 부드러움으로 나를 지나온 길 뒤로 밀어내었다. 살아내면서 지금껏 느끼거나 본 적 없었던 텅 빈 도로 위 바람의 풍경은 너무나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바람의 세기는 점점 얕아졌지만 나를 지나간 것이 아니라 내가 바람을 마셔버린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제주의 그 바람은 그 후로 내 안에서 멈추지 않고 불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기묘한 제주의 모습은 오랜 시간 내가 발을 올려두었던 서울과는 아주 많이 달랐다. 너무나 익숙해진 서울과 달리 제주는 모든 것이 호기심이었다. 며칠 후 우린 제주를 떠났다. 제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이제부터 내가 풀어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