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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싶은 좋은 집

나는 환경을 바꾸는 것이 더 빠르고 안전하다고 믿는다. 요새 가장 재미있고 설레는 드라마 '작은 아씨들' 4화를 넷플릭스로 시청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주라는 인물이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고모할머니에게 아파트를 소개받으러 간다. 전망도 좋고 깔끔한 모습에 인주는 이미 마음을 뺏겨버리고 지긋이 쳐다보던 고모할머니는 인주에게 말한다. 좋은 집에 살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져. 웬만한 일은 집에 오면 다 극복이 되니까. 자본주의는 심리 게임이거든? 있는 사람은 극복할 수 있지만 없는 사람은 못 하는 감정이 있어. 그게 무슨 감정인데요? 상실감. 아... 잃을 수 있어야만 큰돈을 만질 수 있어. 더 많이 리스크를 걸 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거니까. 난 말이야. 모든 걸 잃어도 이런 집만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

제주는 이쁘다

이뻐 나는 이쁜 것들을 참으로 좋아한다. 작은 소품이나 전자제품들 그리고 옷이나 신발들 모두 다 기능보다 먼저 이쁜지 확인한다. 매력적인 생김새를 가진 제품이라면 기능은 두 번째 고려사항이다. 제품이 눈에 차야 감성적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심지어 보지 않아도 옆에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많은 시간을 공들여서 최대한 이쁜 것을 찾는다. 읽던 책의 매력적인 문구 한 줄이 그럴 수도 있고 보던 영화의 한 장면이 그런 기분을 갖게 할 수도 있다. 아무튼 이쁜 것을 찾는 여정과 결과가 모두 행복하다. 나는 제주가 이뻐서 좋다. 숲과 바다, 오름이 모두 예쁘다. 낡고 오래된 구옥 한 채가 너무나도 눈에 띄게 이쁜 곳. 제주에 내려가면 이쁜 집을 찾아서 살 것이다. 서울의 집은 이쁘지가 않다. 너무 오..

제주를 쫓느라 서울을 잊었다

일요일 아침. 원래대로라면 토요일까지 일한 피로를 덜기 위해 오전 내내 잠을 잔다. 그러나 웬일인지 일찍 잠이 깨었다. 정신이 맑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시간이다. 베지밀 에이 두유를 마시면서 어항 속 공기방울 소리를 듣는다. 그동안 물고기가 존재했다는 것도 잊은 채 관심을 끄고 살았다. 자기 계발과 명상, 주식, 브랜딩, 부업, 창업에 관한 책과 유튜브 영상들을 찾아보느라 집안의 다른 존재에 대해선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구피들이 계속 새끼를 낳았고 지금은 어항을 가득 채웠다. 예전에는 구피가 새끼를 낳으면 은신처를 마련해주고 작은 통으로 멸치보다 작은 아이들을 하나씩 잡아 새끼들만 살 수 있는 미니어항에 넣어 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씩 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시간이 흐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