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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제주로 퇴근하겠습니다.
최근 제주맥주가 제주라거를 출시하면서 광고한 슬로건이다.
제주로 퇴근하겠습니다...
나는 이 문구를 읽었을 때 굉장히 마음이 아련했었다.
서울과 수도권을 떠나 제주로 이주해오는 또는 한달살이 등의 휴식기를 가지는 이들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도시에서는 완벽한 어둠을 찾기가 힘들다.
우리는 퇴근 후에도 불안정한 어둠 속에서 피곤한 몸을 뉘이고 잠을 청해야 한다.
그러나 집 앞의 가로등과 꺼지지 않는 이웃집의 불빛은 숙면을 방해한다.
집안에서도 전자기기의 작은 불빛들이 거리의 네온사인처럼 매일 그 자리에서 반짝인다.
냉장고의 작은 소음들과 바깥의 소리들이 벌레들처럼 내 귓구멍 속으로 자꾸 들어온다.
그렇게 밤늦게까지 잠을 설치다가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고 알람 소리에 깨어 기계처럼 일어난다.
나는 제주에 가서 알았다.
온 세상이 암막커튼을 친 느낌이었다.
완벽한 어둠.
바람이 천천히 걸어가는 소리.
이 세상에 나만 홀로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정말 오랜만에 공포와 설렘을 동시에 느끼며 깊은 잠에 들었다.
잠든 나를 깨운 것은 알람 소리가 아니라 엄청난 굉음의 바람소리였다.
바람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소리였다.
나는 그 바람소리에서 왜인지 모를 안정감을 느꼈다.
내 몸은 서울에 있지만 생각과 마음은 이미 제주에 가까이 있었다.
바람이 되어 수없이 많은 곳을 비행했다.
하루의 고된 일이 끝나면 나는 정말 제주로 퇴근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가족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다.
제주로 퇴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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