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제주아닌 꿈

낮가림 2022. 8. 7. 21:40
반응형


관찰자와 관찰받는 대상의 의식전환






일요일 오후 5시쯤이 되어서 몸이 피곤하여 자리에 누워 낮잠을 잤다.
항상 그렇듯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꿈이 진행되었고 내가 알고 있는 유명 가수들이 등장했다.
그들의 공연은 길거리와 상점 같은 곳에서 진행되었고 나는 아주 가까이 있었다.
그들의 음악을 즐기며 나는 꿈의 진행에 동참하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기억나지 않았을 초등학교 동창의 어른이 된 모습도 보였고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던 와중 한 여가수가 등장했고 우리를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 여가수를 보면서 어디서 본듯한 얼굴과 목소리인데 누구였더라 생각하며 알듯 말듯한 관찰자의 입장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노래가 한참 진행되던 중 나는 그녀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 냈다.
아 그 사람이구나.
나는 꿈속에서 누군지 알아봤다는 희열을 순간 느꼈고 그 순간 갑자기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분명 나의 생각이 그녀가 누군지 알아내었는데 그녀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더니 그녀의 생각이 읽히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의 의식이 사라지고 그녀의 의식으로 꿈의 주인공이 바뀐 것이다.
그녀는 멀리서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이 나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 자신의 옛 히트곡의 후반부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했다.
자신의 옛 노래 중 가장 유명한 부분을 부르고 싶었지만 새 노래를 부르고 있었기에 그 욕심을 꾹 참아야 했다.
나는 그렇게 그녀가 되어 가수로서 살아온 유명인의 심정을 짧게나마 살아볼 수 있었다.

가족 중 누군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에 잠이 깨었고 여운이 깊게 남은 꿈에 잠시 몽롱함을 유지한 채 써큘레이터의 바람을 맞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다가 문득 나와 여가수가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에 이건 뭐지 하는 의문이 일었다.
마치 순식간에 타인의 몸으로 옮겨 다니면서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체험하는 이상한 게임 같았다.
관찰자와 관찰받는 대상의 관계에서 관찰받는 대상이 내가 되고 관찰자였던 내 모습이 관찰받는 대상이 된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나의 일부이고 내가 이 사람으로 태어났을 수도 있고 저 사람으로 태어났을 수도 있다는 수많은 말들이 생각났다.

요새 형이상학적인 것들과 초월자 마인드 모임, 명상, 마음 챙김, 양자물리학 등에 관한 것들을 가까이하니 특이한 체험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평소라면 개꿈인가 하면서 곧 잊혀버릴 꿈 이야기도 그 꿈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기억해내려 애를 쓴다.
아마도 꿈과 현실은 동일하다는 가르침을 얻었기 때문일까?
점점 더 이상한 내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기분 좋은 이상함이다.

문득 내가 제주에서는 어떤 꿈을 꾸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꿈도 기록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활주로는 제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나 서울이나 자연재해는 조심하자  (4) 2022.08.09
제주 가기 전에 무게를 줄이자  (8) 2022.08.08
제주와 인연  (1) 2022.08.06
제주의 타운하우스 빈집  (6) 2022.08.05
제주 심야괴담회  (7) 2022.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