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과거는 순간이다

낮가림 2022. 9. 1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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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인생은 다시 살 수 없고 누구도 완벽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신이 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생각나는 영화와 드라마의 한 장면이 있다.
아주 가끔씩 그 장면과 대사, 음악이 머릿속에서 울려오고 그때의 감동과 느낌이 일상에서 느껴진다.
그 추억의 한 장면 때문에 지나간 영화와 드라마를 다시 시청한다.
이미 몇 번을 반복적으로 본 이야기들이지만 20대, 30대, 40대 때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다.
이미 알았다고 생각한 이야기와 의미가 볼 때마다 다르게 느껴진다.
넉넉하게 여유시간을 잡고 추억의 영화들을 재감상한다.
다행히 요즘은 OTT 플랫폼에 많은 영화가 올려져 있어서 검색 한번 정도면 어려움 없이 시청이 가능하다.

영화의 한 장면만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도무지 잊히지 않거나 정말 뜬금없이 잊혀진 옛 친구의 이름이 떠오르기도 한다.
평소에는 나에게 그런 친구나 추억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지만 일상 중에 번뜩 떠오른다.
그 친구와 했던 놀이나 대화 등이 떠오르지만 언제 어디서 자연스럽게 잊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나처럼 아무 사고 없이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어린 시절뿐 아니라 회사에서 만난 인연들과 수많은 추억들이 나에게 다시 보고 싶다고 찾아온다.
잠깐 기억났다가 다시 사라지는 추억이지만 어떤 장면은 집요하게 그때의 장소와 날씨, 기온, 소리 등을 살려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 순간을 다시 살아볼 수는 있다.
하지만 영화 한 편을 통으로 다시 반복 시청하듯이 인생을 과거로 돌아가 다시 살 수는 없는 법이다.
40대의 나였다면 10대로 돌아가 그때의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나 자신에게 혹은 가족과 친구에게 상처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20대에는 그런 회사에서 절대 일하지 않았을 것이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더 빨리 찾아내는데 시간을 쏟았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인생은 다시 살 수 없고 누구도 완벽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신이 되지 않는다.
부족함과 실수가 많았기에 지금의 내가 되었고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의 차이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난 지금의 내가 좋고 현재 겪고 있는 과정이 만족스럽다.
돈이 많지는 않지만 안정된 느낌이고, 행복한 추억이 많지는 않지만 제주에서 생길 것이다.
추석 연휴 이틀 내내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행복은 참으로 단순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는 순간이 좋지만 지금은 흐르는 모든 시간이 좋다.
지금도 과거가 되면 이 시간 중에 아주 작은 순간만 기억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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