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드라마 작은 아씨들

낮가림 2022. 9. 1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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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있으면 뭐 사고 싶었어요?




* 스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시청하지 않으신 분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최근에 시작한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을 보고 있다.
최근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박찬욱 감독님과 오랫동안 여러 작품을 같이 작업했던 정서경 작가님의 드라마 작품이다.
배우 김고은 님이 나오고 익숙한 제목 그리고 정서경 작가님의 작품이라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넷플릭스에도 업로드되기에 편한 게 감상할 수 있었다.


사진 출처 ㅡ tvN 공식홈페이지



극 중 김고은 배우가 맡은 인주라는 인물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두 여동생과 함께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회사에서도 왕따를 당하며 여직원들과 섞이지 못한다.
하지만 회사 건물 안 다른 층에는 인주를 아껴주는 경리직원 화영이라는 언니가 있다.
어느 날 화영은 자살을 하고 아무도 모르게 인주에게 20억 원이라는 현금을 남긴다.
그 20억 원은 화영이 회사의 불법 비자금 700억 원을 빼돌리고 따로 현금으로 인출한 것이다.
인주는 화영의 죽음이 자살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문과 함께 돈이 든 가방을 메고 죽기 전 화영이 찾아가라던 원상우 대표를 찾아간다.

인주는 원상우 대표에게 화영의 죽음과 돈에 대한 얘기를 꺼낸다.
돈 때문에 너무 불안하다고 하자 원상우 대표는 인주에게 그 돈을 써버리라고 말한다.
돈 있으면 뭐 사고 싶었어요?
뭘 사면 인주씨의 삶을 바꿀 수 있겠어요?
나는 이 장면에서 왠지 모를 통쾌함을 느꼈다.
나에게 극 중 인주처럼 20억 원의 현금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통장에 넣을 수도 없고 현금 20억 원을 그대로 보관하고 숨겨야 한다.
돈에 대한 결핍을 돈다발에 기댈 수 있지만 써보지도 못하고 불안감에 잠도 못 이룰 것이다.
그런데 써버리라니...
맞다.
돈의 목적은 쌓는 게 아니라 쓰라고 있는 것이다.




이제 드라마 속 불법 비자금이 아닌 내가 정직하게 모은 나의 전재산이 있다.
미국 주식과 코인, 얼마 정도의 현금 등 많지 않은 돈이지만 이 돈으로 꾸준히 부모님께 생활비도 드리고 조카들 용돈도 주며 기부후원금까지 내고 있다.
또 며칠 전에는 클래스 101 1년 무제한 수강권도 결제했다.
아주 큰돈을 쓰지는 않지만 꾸준히 가진 재산 현금의 일부를 순환시키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돈을 많이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 있으면 나는 뭐가 사고 싶었을까?
뭘 사면 나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심상화를 통해서 나는 많은 수입을 얻기를 원한다.
목표로 정한 금액이 있어야 하고 반드시 그 수입을 달성했을 시에 그에 걸맞은 서비스와 재화에 대한 결제가 있어야 한다.
월 1억을 버는 사람이 작은 차 한 대를 소유하고 가끔 외식을 하며 돈을 아끼기만 하고 매일 일만 한다면 돈은 그 사람을 떠날 것이다.
이 사람에겐 내가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며 말이다.
그래서 나는 원하는 금액을 번다면 그 금액에 비례하는 소비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무엇이든 된다.
사무실을 계약해 환경을 바꾸거나 장비를 바꾸어도 되고 여행을 다니면서 일해도 된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질적 풍요를 선물하거나 기부 액수를 늘리는 등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어쨌거나 모두 미래에 대한 예상이고 나는 될 거라 믿고 그런 현실이 이루어진 세상에 미리 살고 있다.
그래서 돈을 써버리는 연습도 하는 중이다.
돈이 펑펑 쏟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줄만큼 주어도 내가 사는 데에 부족함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막상 큰돈을 바라는 돈에 궁핍한 사람들에게 큰돈이 주어졌을 때 제대로 쓸 수 있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큰돈을 바랬지 큰돈을 쓸 계획은 정하지 않았으니까.
복권이 당첨되어도 금방 탕진하고 물려받은 재산을 도박 등으로 날리는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들어왔다.
돈이 올바르게 순환되도록 사용처를 미리 계획하는 것이 내게 필요하며 일부는 조금씩 순환시키고 있다.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돈이 있으면 나는 뭐가 사고 싶었고 뭘 사면 나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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