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유튜브 채널 이상한리뷰의앨리스의 영상을 보고 생각해보는 제주이민자

낮가림 2022. 11. 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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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향하는 이민자들은 지금의 제주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상한리뷰의앨리스 (Alice in WonderReview)



구독 중인 유튜브 채널 중에 이상한리뷰의앨리스가 있다.
채널 운영자인 이리앨(상한뷰의리스)은 작가, 시네마토그래퍼, 콘텐츠 전략가,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나는 작년 제주 휴가를 가기 전부터 마음공부, 자기 계발, 동기부여 혹은 부자가 될 수 있는 성공에 관한 영상들을 유튜브 검색으로 많이 찾아봤었다.
실제로 만들고 싶었던 상상 속의 장면 하나가 이른 아침 새벽 공기를 가득히 머금은 테라스 근처에서 마음공부와 관련된 영상을 틀어놓고 커피 한잔을 하며 감상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작년에 머물렀던 제주의 펜션 청수1789에서 유튜브 채널 써니즈를 틀어놓고 아침을 시작했었다.
그때의 그 벅차오르는 감정과 습관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아무튼 그러한 영상들을 찾아보다 보니 유튜브 AI 알고리즘은 항상 내가 좋아할 만한 영상들을 모아서 조금씩 끼워 넣는다.
그때 우연히 보게 된 영상 중에 하나가 이상한나라의앨리스 이리앨님 채널이었다.

그 당시 느꼈던 생각은 이 사람은 자기 계발과 동기부여 등의 인간 심리를 책의 내용들을 토대로 굉장히 세련되고 논리적으로 소개하는 유튜버구나 하는 일차원적인 감상이었다.
그러나 달이 지날수록 그가 업로드하는 유튜브 영상들을 계속 보면서 영상편집에 뛰어난 기술적 면모들이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평범한 유튜버가 아니라 영상과 관련된 업종에서 일을 했었다는 것을 다른 유튜브 채널의 인터뷰에서 알게 되었다.
그는 책 저자의 의도와 전하고자 하는 본래의 메시지를 파헤치기 위해 한 권의 책을 완전히 해부할 정도로 노력파였다.
이리앨님이 유튜버가 되기로 마음먹은 일화를 소개해본다.




어느 날 이리앨은 책을 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책을 쓸 수 있는 강연을 듣게 되어, 첫날에 그가 준비한 책 제목과 목차를 강사에게 제출한다.
그때 강사가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라며 극찬을 한다.
그리고 강사는 '근데 유튜브나 블로그 계정이 있어요?'라고 묻는다.
그는 강사가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고, 그러자 강사는 책이 아무리 좋아도 홍보가 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 얘기를 듣던 이리앨은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이리앨은 채널이 있어야 된다 안 한다 라는 본인이 갖고 있던 모든 반응이나 생각을 다 떠나서 나 여태까지 뭐했지 하는 실망감을 마주하게 된다.
유튜브 계정이나 소셜미디어 계정 하나 없이 살아온 자신을 책망하고, 그 자리를 바로 나온 후 유튜브 채널 기획을 시작하게 된다.

이리앨의 목표는 SNS 계정을 여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단 시작하자며 행동에 포커스를 맞춘다.
그는 단순히 책 내용을 읽어주며 자신의 생각을 간단히 첨부하는 유튜브 북(BOOK) 리뷰 영상들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책이 조연이고 자신의 생각이 주연이 되면 책의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 메시지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래서 이리앨은 양질의 도서를 고르고 글쓴이 저자의 다른 저서와 사회적 배경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며 정확한 정보를 간단명료하게 축약한 북리뷰를 만들어 채널에 업로드한다.
이러한 그의 지식 축약적인 영상들을 항상 기다려왔던 사람들이 채널의 팬이 되었다.
채널은 오픈한 지 1개월 만에 구독자 1만 명을 달성하였다.
그 당시 국내 급상승 유튜버 3위에 랭크된다.
그 후 6개월이 안되어서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한다.




이리앨은 정확한 리뷰를 위해 해외 저자의 책일 경우 원서를 구입해서 정독한다고 한다.
번역을 거치는 경우 문화적, 사회적 오차로 인해 작은 오류가 생기게 되고 그것이 쌓이면 눈덩이처럼 커지는 스노우볼 효과가 되어 저자가 전하려 하던 메시지에 오류가 생기게 된다.
그것을 막기 위해 원서를 구입해 그 나라의 언어로 사고하며 저자의 생각을 영상에 옮기려 노력한다.
이리앨은 저자나 책의 내용이 본받을만하다고 생각되면 충분히 콘텐츠로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영상을 보는 누군가가 책 저자의 메시지와 이야기를 듣고 힐링을 얻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기를 원한다.
그 외에 자신이 실제로 만나고 싶은 저자의 책을 소개하기도 하며 해외 유명 저자들을 직접 영상 인터뷰하는 참신한 영상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책을 쓴 해외의 원저자가 직접 자신의 책을 소개하고 여러 질문에 생각들을 풀어주는데 언어가 옮겨지면서 생겨날 수 있는 정보 왜곡을 이리앨이 정확한 해석을 통해 메시지를 구독자들에게 콘텐츠로 보여준다.

이리앨은 성공이란 의미는 무엇일까란 질문에 이렇게 정의한다.

"제가 생각하는 성공은 자유라는 단어로 모든 게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자유를 얻기 위해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자본력 돈이 있어야 되는 거고, 그다음 사회적으로는 인지도나 영향력이 있어야 되는 거고, 그리고 개인의 인생의 측면에서는 시간이 있어야 되는 것이죠.
저는 그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리앨은 자기를 찾지 않고 자기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스펙만 쌓게 되면 자기 계발에서 자기가 없는 계발만 하게 되는 결과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자신이 하는 일에 어떤 거룩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믿고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이 포스팅은 그가 최근에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영상에서 다룬 내용 때문에 시작한 것이다.
이번에도 해외 저자를 영상으로 인터뷰한 영상이었다.
책 위어드(WEIRD)의 저자이자 하버드 인간 진화생물학과 교수 조지프 헨릭을 인터뷰하는 영상이다.
인터뷰 중에 미국의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이민자들로 인해 더 많은 혁신이 생겼다는 내용이었다.
나 또한 제주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이었다.
물론 미국이라는 거대한 기회의 땅으로 몰려오는 수많은 문화와 언어와 인종이 다른 이민자들의 경우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같은 언어, 같은 나라의 사람일지라도 육지와는 떨어져 있고 기후와 문화적 차이가 있는 제주로 이주하는 서울 사람이라면 뭔가 얻을 수 있는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에서 나의 생각은 시작됐다.

단순히 내가 영감 받은 부분만 발췌해서 포스팅하는 것보다 채널의 호스트인 이리앨님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하는 욕심이 났고 이렇게 그를 간략히 소개해 보았다.
이리앨님도 유튜브나 블로그 계정이 있냐는 물음에서 충격을 받고 바로 유튜브 채널 만들기를 실행에 옮긴 것처럼 나 역시 많이 늦었고 오래 걸렸지만 내 생각을 옮기기 위해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었다.
SNS 계정을 열었고 일단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긴 디지털 이민자가 되었다.
정보를 받아들이고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가 된 것이다.
올해 가장 잘한 일중에 하나가 블로그 개설이며 글쓰기다.



제주 이민자



이상한리뷰의앨리스 (Alice in WonderReview)

왜 총, 균, 쇠에는 이 설명이 빠져있었을까?

조지프 헨릭 (JOSEPH HENRICH)
위어드 (WEIRD)의 저자 하버드 인간 진화생물학과 교수 조지프 헨릭




"다른 시각에서 보면 혁신은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기기도 합니다.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 사례들을 연구했었습니다.
미국의 상당히 많은 혁신 사례들이 이민자들에 의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고 때문이었죠.
수십 년간 특허 사례들은 미국 이민자 수가 많았을 때 많이 나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겠지요.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때 더 많은 혁신이 가능할 거예요."

위와 같은 제목의 영상에서 나온 위어드의 저자 조지프 헨릭의 말이다.
다양한 사고에 의한 혁신.
제주로 향하는 이민자들은 지금의 제주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실제 몇 가지 사례들을 보면 정체되어있던 작은 시골 동네로 들어간 젊은 부부나 젊은 제주이민자들이 상권이 전무한 곳에 카페나 식당, 숙소 등을 만들어 사람들을 모으고 하나둘씩 모여 좀 더 큰 마을상권을 이루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적이 드물던 작은 마을의 빈집이 전시장이 되기도 하고 마을의 전통 업에 종사하던 어르신들과 협력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업을 일구기도 한다.




유튜브에도 찾아보면 제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하는 젊은 이민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하며 청소업체를 만들고, 전혀 숙박료를 받지 않으며 그들이 머문 이야기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기도 한다.
숙소 안을 쇼룸처럼 이용해서 인테리어로 쓰인 가구와 작은 제품들을 협찬 브랜드와 제휴를 맺어 이용객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아직은 기존 사업군에서 작은 변화들을 천천히 주는 단계이기는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 더 놀라운 아이디어들이 튀어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어린 시절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가 고향이었던 젊은 세대들이 다시 제주로 돌아가 지역을 발전시키려 노력하기도 하고, 아예 연고가 전혀 없는 서울의 젊은 세대들이 제주 이민자가 되기도 한다.
나 역시 작은 꿈에 심취하여 제주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바라보는 서울 토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통계를 보면 제주 이민을 온 인구만큼 다시 육지로 빠져나가는 인구도 비례한다.
점점 줄어드는 젊은 인력과 일자리 등 아직은 모든 것이 모호하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 한다.
삶의 터전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기에 조심스럽지만 매일 제주에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한다.
나는 현명한 제주이민자가 될 것이라 믿는다.








* 사진 출처 ㅡ 유튜브 채널 (이상한리뷰의앨리스) 영상 캡쳐

* 이리앨 인터뷰 출처 ㅡ 유튜브 채널 (더솔루션) '이상한리뷰의앨리스 이리앨인터뷰'

* 조지프 헨릭 인터뷰 출처 ㅡ 유튜브 채널 (이상한리뷰의앨리스) '왜 총, 균, 쇠에는 이 설명이 빠져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