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인헌동 가오픈 토스트 가게 EGG2000 봉천점 네이버 영수증 리뷰

낮가림 2022. 11. 16. 00:06
반응형


나는 알고 있다. 한 사람의 리뷰지만 그 가치는 정말로 소중하다는 것을.




EGG2000 (에그2000) 봉천점




퇴근 후 집으로 향한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음에도 발걸음 방향은 자동으로 집에 맞춰져 있다.
직장에서 집 다시 집에서 직장 그리고 직장에서 집.
이거야말로 진정한 인생의 자동화다라고 멍을 때린다.
집으로 가는 길 도로변에 새로 오픈을 준비 중인 가게들이 몇 곳이 있다.
그중에 가게 두 군데가 나란히 붙어서 오픈을 준비 중이었다.
한참 사업에 관심이 많을 때라서 언제 문을 여나하고 집에 가는 길에 기웃거리며 스쳐갔었다.
아직 한 곳은 준비 중이었고 바로 옆 매장은 문이 열려있었다.
문에 적힌 안내를 보니 가오픈날이었다.




가게의 브랜드는 EGG2000이다.
수년 전에 이삭토스트를 먹은 후로는 토스트를 사 먹은 기억이 없었다.
노란 컬러가 쨍한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사장님과 짧은 인사를 한 후에 벽에 붙은 메뉴를 보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다.
토스트와 햄버거가 있었는데 특이하게 토스트가 식빵이 아닌 햄버거 빵이었다.
나는 갈릭 베이컨 치즈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카운터에서 카드로 계산을 한 후에 사장님은 주방으로 들어가셨고, 나는 작은 매장 안에서 혼자 여유로이 서있었다.
휴대폰으로 매장의 곳곳을 찍기 시작했다.
넓지 않은 테이크 아웃 매장이라서 몇 장을 찍으니 더 이상 찍을 곳이 없었다.




네이버 영수증 리뷰





사실 사진을 찍은 이유는 친구에게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네이버 영수증 리뷰를 하기 위해서다.
내가 살고 있는 관악구 인헌동 영수증 리뷰는 거의 한 적이 없다.
영수증 리뷰를 한 계기는 제주에서 부터였다.
제주에서 지나가다 들른 모든 곳이 나에겐 소중한 추억이 되었고 식당과 카페 등 최대한 영수증을 받으려 노력했다.
그때 받은 영수증들은 반 접어서 지갑에 꼬깃꼬깃 넣었다.
짧은 제주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면 나의 지갑은 제주에서 받은 영수증과 가게 명함 그리고 비행기 티켓 등으로 항상 빵빵해져 있었다.
잠시 휴식을 가진 후에 지갑 안의 영수증들을 꺼내서 정리했고, 순서대로 영수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서 네이버 영수증 리뷰를 적었다.
영수증에 적힌 가게에서 찍은 사진들을 불러와 첨부했고 그 공간 안에서 내가 느낀 감정과 받은 서비스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적어나갔다.
나는 사진을 최대한 많이 첨부한다.
제주로 향하는 다른 여행객들이 나의 네이버 리뷰를 보고 참고하라는 면도 있지만, 가게 사장님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손님이 바라보는 시각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기 위해서다.




나의 제주 네이버 영수증 리뷰는 해마다 계속되었고 아무 반응이 없는 가게도 있는 반면에 이런 리뷰는 처음이라며 감동하시던 사장님도 계셨다.
가파도의 부성식당으로 기억하는데 나는 정말 배불리 맛있게 잘 먹었기 때문에 남긴 리뷰지만 사장님께서는 처음 받은 장문의 글에 어떻게 감사함을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한참을 고민하셨다고 답글을 남기셨다.
새벽녘 떠오르는 아침의 햇살 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되면 나 역시 리뷰한 보람과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어떻게든 다시 한번 들려서 즐거웠던 기억을 마주한다.




영수증 리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 제주도였고 현재 살고 있는 동네의 리뷰는 거의 없었다.
너무 오래 살아서 내가 사는 동네엔 무관심했었나 보다.
매일 집과 직장만 왔다 갔다 하니 대부분 정해진 길로만 가게 되어서 동네에 어떤 가게가 새로 생겼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과거에는 그 자리에 어떤 가게들이 차례대로 생겼다 사라지며 몇 번의 탈피를 했는지 다 기억했는데 이제는 너무 빨리 창업하고 폐업을 해서 도저히 순서를 알 수가 없다.
어차피 제주로 가서 살게 되어도 서울로 오고 가고 한다면 오는 곳은 나의 동네다.
그래서 내가 사는 곳의 로컬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맛보기로 했다.




EGG2000은 이제 가오픈 한 가게지만 집에서 가까운 토스트 가게라 굉장히 귀하다.
사장님께 건네받은 토스트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포장과 안에든 내용물이 굉장히 귀여웠다.
오뚜기 딸기잼과 물티슈가 들어있었고 갈릭 베이컨 치즈도 귀여운 자태로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한입 베어 무니 계란의 촉촉함과 구운 마늘 조각의 식감이 굉장히 잘 어울렸다.
베이컨의 짭짜름한 맛도 좋았지만 식빵 대신 사용된 햄버거 빵이 굉장히 부드러워서 혼자 겉도는 식감이 들지 않았다.
다만 바삭한 식빵 토스트의 식감을 더 선호하시는 분들이라면 약간 심심한 식감일 수도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집으로 오는 길 가까운 곳에 작은 토스트 가게가 생겨서 마음이 행복하다.
나는 배달을 잘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걸어서 포장해오는 것을 선호한다.
토스트를 먹고 나서 바로 네이버 영수증 리뷰를 올렸다.
장문의 리뷰였고 많은 사진을 올렸다.
나는 알고 있다.
한 사람의 리뷰지만 그 가치는 정말로 소중하다는 것을.
이제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가게들 리뷰도 자주 올릴 것이다.
점과 점이 연결되듯이 내가 떠난 이후에도 어떻게든 연결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