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자책을 보다가 살짝 졸았다.
타이탄의 도구라는 책이다.
책이 졸린 게 아니라 내 몸이 피곤하여 눈꺼풀이 내려간 것이다.
지금은 졸음의 주문에서 깨기 위해 견과류를 씹고 있다.
글쓰기 중 가장 어려운 때가 바로 지금 같은 경우다.
몸은 피곤하고 쓸 글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도 써야 한다. 나와의 약속이다.
내일 발행될 글은 이미 어제 예약해놨다.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여전히 글쓰기는 어렵다.
더 어려운 건 오직 글만을 쓰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이다.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습관이 되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을 써 내려가야 한다.
제주라는 목표를 향해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었다.
이 작고 볼품없는 공간에 매일 하나의 포스팅이라도 발행하여 살을 붙이려 한다.
이러한 내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매일 하나의 글을 쓸 수 있게 모든 잡념과 번잡한 환경에서 벗어나 오직 나와 글만 존재하기를.
콜라 한 캔을 따서 마시고 정신을 차려본다.
탄산이 올라와 눈꺼풀을 두드린다.
맑은 정신이 되니 위에 쓴 글은 너무 기도 같은 글이다.
뭐 어쩔 수 있나. 밑에 글에서 분위기 전환을 해야지.
제목을 피곤해도 제주라고 적어놨는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피곤해도 눈을 뜨지 못해 그냥 자버리지 않는 이상은 글을 써야지.
그다음 날의 내 수고와 부담감을 덜어 주기 위해 글을 써야지.
티스토리 앱을 켜서 새 글쓰기를 누르고 하얀 백지가 나오면 글을 쓸 준비가 된다.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이 오가고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한다.
지금 이글의 첫 문장은 진짜 솔직하게 졸다가 바로 깨서 적어놓은 사실이다.
일단 글을 지르고 보는 거다.
그럼 그다음 문장들은 앞 문장들을 변호하려고 서로 튀어나온다.
그래야 글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들도 잊히거나 버려진 글이 되지 않기 위해 먼저 적히길 원한다.
글이란 건 어느새 살아있는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다.
몇 년 동안 글을 쓰지 않았던 나에게 최근의 경험은 신기하고 이상한 일이다.
피곤해도 글을 쓰다니.
피곤하면 다 때려치우고 내일의 컨디션을 위해 일찍 자는 게 정상 아닌가.
예전 같으면 피곤한데도 계속 졸면서 넷플릭스나 유튜브 영상을 봤을 것이다.
그래야 시간을 알차게 썼다는 만족감이 들었다.
그러나 졸려서 내용도 기억나지 않고 그다음 날 봤던 영상을 또 보게 된다.
시간을 알차게 쓴 게 아니라 시간을 낭비했다.
지금 글을 쓸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오직 제주다.
피곤한 내 몸을 정말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지치지 않는 개척자.
그가 있기에 난 이 포스팅을 끝내 마무리할 수 있다.
역시 난... 피곤해도 제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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