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케이크 명작 크라운 쿠크다스 케이크 사르르 순크림

낮가림 2022. 11. 2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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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크다스가 출시된 때에 나의 인생 첫 기억이 남아있는 셈이다.




크라운(CROWN) 쿠크다스 케이크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간단히 치킨과 떡볶이 그리고 생맥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전에 친구가 이마트 세일 이야기를 계속해서 저녁을 먹고 나오면 이마트로 향할 계획이었다.
친구가 사는 곳은 안양이고 집 가까이에 이마트가 있지만 내가 사는 동네에는 대형마트가 없다.
다행히 이마트 주변에서 버스 한 번만 타면 집 근처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호프집을 나와서 이마트로 들어갔다.
주말인 데다 이마트 쓱데이 쓱세일 1+1 행사 때문에 사람들이 꽤나 많이 있었고 분주해 보였다.
장바구니도 없어서 우리는 맨손으로 쇼핑을 시작했다.

박스 안에 든 케이크 종류의 과자들은 1+1 행사를 하는 듯했다.
초코파이, 몽쉘통통, 후레쉬베리, 카스타드, 오예스 등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전통의 과자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동네 시장 마트에서는 많은 종류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오리지널 맛이 메인이고 그 외의 맛은 별로 보기가 힘들다.
아마 제주 하나로마트 등에서도 여러 가지 맛을 찾아보기는 힘들듯하다.
쭉 구경해보니 기본 맛에서부터 정말 다양한 맛이 가득하다.
오예스는 쿠키 앤 크림, 아인슈페너 맛 등이 있었다.
쿠키 앤 크림은 전에 먹어봤기에 아인슈페너 2박스를 품에 안았다.


(사진 출처 ㅡ 크라운 홈페이지)



좀 더 시선을 멀리 두니 쿠크다스가 보였다.
하얀색 쿠크다스 크림이 들어있는 사진이 박스 전면에 있었는데 생크림도 아니고 사르르 순크림이라고 적혀있었다.
쿠크다스는 커피맛과 딸기맛 정도밖에 먹어본 기억이 없다.
아주 오랜 어린 시절부터 먹어온 과자였고 그 당시 다른 과자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과자였다.
작은 포장으로 낱개로 하나씩 들어있으니 상대적으로 부피감 있는 초코파이보다 더 귀한 느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돈 주고 사 먹는 것보다 교회에서 행사 때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나눠주던 과자봉지에 들어있던 종류였기 때문이다.
초코파이, 오예스, 사탕, 마이쮸 류의 캐러멜 등이 들어있었고 그 안에 한 두 개 정도 쿠크다스가 들어있었다.
나는 그 쿠크다스를 아껴먹었던 기억이 난다.


(사진 출처 ㅡ 크라운 인스타그램)



시간이 지나서 쿠크다스와 비슷한 류의 과자가 나왔는데 내 기준으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인 과자가 초코하임, 화이트하임이었다.
물론 알고 보니 같은 크라운제과의 후속작이었다.
쿠크다스가 언제 출시됐는지 확인하려 크라운제과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1986년도였다.
그야말로 내가 태어나서 남아있는 첫 기억이 반지하에 살던 기억이었다.
아버지가 어린이 위인전이나 백과사전 비슷한 류의 책을 사 와서 책장에 꽂아놓던 기억이 난다.
현재는 초등학교지만 그 당시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의 기억이니 얼추 쿠크다스가 출시된 때에 나의 인생 첫 기억이 남아있는 셈이다.

이마트에서 오예스와 쿠크다스 4박스를 품에 안고 콜라 12캔짜리 1박스와 상하이 치즈를 구입한 후 나왔다.
커다란 이마트 장바구니에 담으니 콜라 때문에 무게가 꽤 나갔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버스가 와서 급하게 친구와 작별인사를 했다.
생맥주를 두 잔 마셔서 그런지 매우 피곤했고 눈이 저절로 감기는 듯했다.
집에 도착하고 씻고 나서도 피곤이 풀리지 않았다.
다음 날인 일요일 오늘 처음으로 쿠크다스 케이크를 먹어본다.
박스를 열어보니 이미 형들이 턴 후였고 몇 개 남아있지 않았다.
겉면을 보니 단순히 새로 나온 생크림 맛이라고 짐작했다.
작은 포장지를 뜯어 쿠크다스 케이크를 꺼내었다.
근데 웬걸 내가 알던 쿠크다스가 아니었다.
길고 얇은 딱딱한 촉감의 쿠크다스가 아닌 약간 푹신푹신하고 부피가 조금 있는 진짜 케이크 형식의 과자였다.
오리지널 쿠크다스는 입으로 베어 물면 딱딱한 과자 가루가 떨어졌지만 쿠크다스 케이크는 빵가루 비슷한 조각들이 떨어졌다.




달콤한 생크림이 가득 든 촉촉한 케이크였다.
식감 자체가 틀려서 쿠크다스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각지고 딱딱한 발음과 약간 매칭 되지 않는 질감의 맛이었다.
하지만 그 뒤에 케이크라는 애칭이 붙었으니 이유 있는 작명이라 생각되었다.
분명 쿠크다스와 쿠크다스 케이크는 다른 과자다.
오리지널 쿠크다스는 비스킷 종류의 과자라서 케이크와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쿠크다스 케이크를 익숙함에서 약간 벗어난 새로운 쿠크다스라 말하고 싶다.
오랫동안 과자를 만든 많은 국내 기업들이 있다.
크라운, 해태, 오리온, 빙그레, 롯데 등이 있고 이중에서도 크라운은 적은 제품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과자회사다.
그만큼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 각별히 심사숙고한다는 의미다.
쿠크다스 케이크는 2020년에 출시됐지만 이번에 처음 보고 처음 먹어봤다.
역시 새로움을 맛보려면 큰 마트로 가야 하나보다.




앞으로도 친구 동네에 놀러 가면 이마트에서 한 박스씩 사다 먹어야겠다.
크라운에서 출시된 과자면 믿고 먹는다는 기준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쿠크다스는 나의 영원한 간식거리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