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의식은 꿈이라는 콘텐츠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생산하고 있었다.
나는 매일 꿈을 꾼다.
살면서 단 하루도 꿈을 꾸지 않은 날이 기억나지 않는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하지 못 한 날은 많다.
대부분 알람 소리에 깨어 멍을 때리면 유리창의 입김처럼 서서히 사라진다.
며칠 전의 꿈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마치 액자 속 그림을 보는 것처럼 고개를 들어 현실에서 꿈속 이미지를 떠올리며 되새김한다.
나는 꿈속에서 동네길을 걷고 있었다.
길 사이로 고양이와 놀고 있는 사람도 보였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고즈넉한 일상이었다.
조금 더 걸으니 담벼락 위를 연초록의 덩굴 식물이 가득 덮고 있었고 작은 천장이 되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작은 바람이 불자 아직 감을 곳을 찾지 못한 여린 새순들이 하늘거리며 흔들렸다.
머리 위의 초록 풍경을 계속 바라보았다.
천천히 고개를 낮추어 저 멀리 길 한가운데에 사각 프레임으로 길게 뚫린 공간을 바라봤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섞인 풍경이었다.
빛이 조금씩 퍼지며 성스러운 모습을 자아냈다.
잠시 후 난 저 하늘조각이 어디인지 알아챘다.
제주의 하늘이었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동네를 산책하며 걷는 중이었는데 눈앞에 제주가 나와버렸다.
물리적으로 시공간이 이어져있었다.
제주 하늘의 한 조각만 그림처럼 떠있고, 한 블록도 안 되는 짧은 거리만 걸으면 제주에 발이 닿았다.
무의식인 꿈속에서 제주에서 살거나 그리워 한 기억들은 있었다.
이번 꿈처럼 제주라고 확신하며 생각에 전율이 흐른 적은 없었다.
나의 무의식에 제주가 점점 실체화되는 것을 느끼면서 깨어있을 때의 생각과 감정도 변화를 가지기 시작했다.
꿈이 나에게 구체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었으니 고민도 행동도 달라져야 했다.
나는 지혜를 얻었다고 확언하지만 과연 지혜를 얻을 행동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무의식은 제주가 눈앞에 있으니 빨리 다가가라고 말하는 듯하다.
스틱이라는 책을 읽었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이야기는 단순하고 구체적이어야 했다.
마치 속담이나 이솝우화처럼 말이다.
혹은 디즈니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소유한 타노스의 핑거스냅처럼 말이다.
나는 아직 스스로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녹음된 나의 목소리를 듣고 흠칫 놀라듯이 알지 못하는 이면이 존재한다.
미래의 나는 분명 제주에 있다.
원하는 삶을 살며 그 자리에 있다.
결과는 정해졌고 미래는 나의 과거에 무수히 많은 원인과 상징을 남기기 위해 필연을 우연처럼 가장한 채 다가왔다.
친구를 만나게 했고 제주를 보여주었다.
점점 파블로프의 개처럼 자유로운 삶을 떠올리면 제주가 먼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여기 있다고.
내 기억이 닿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꿈을 매일 꾸면서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게 됐다.
나의 무의식은 꿈이라는 콘텐츠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생산하고 있었다.
그 꿈이 보이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었고, 깨고 나면 대부분은 번개처럼 찰나에 사라지는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성실히 일하고 있었다.
나는 그 누구보다도 혹은 어떤 책보다도 나를 가장 잘 아는 무의식과 협력해야 한다.
잠에서 깨어나면 잠이 드는 그 친구를 깨워 조언을 구하고 싶다.
나 어떻게 살아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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