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오설록 제주 녹차

낮가림 2023. 1. 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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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기도 하고 초록의 숲 같기도 한 그 오묘한 빛깔은 제주를 보여주는 오설록의 배려 같았다.





OSULLOC JEJU TEA


작년 크리스마스 날, 친구에게 카톡으로 선물을 달라고 징징거렸다.
나는 장난이었는데 친구는 아니었나 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선물을 보냈다.
바로 배송지를 입력하고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눌렀다.
이틀 정도가 지난 후 택배가 도착했다.
아쉽게도 배송을 보낸 주소는 제주가 아니었다.
잠깐 아쉬움을 음미한 채 박스를 열었고 브랜드 로고가 그려진 쇼핑백이 보였다.
종이봉투를 걷어내자 작은 사각상자가 보였다.
오설록의 '오 땡큐 티 박스'였다.




평소 인스턴트커피를 즐겨마시던 나는 차에 관심이 없었다.
차를 즐겨 마시는 취향도 아니었고 사실 맛도 잘 몰랐다.
먹어봤자 마트에서 싸게 파는 둥굴레차나 현미녹차 류만 먹어봤을 뿐이다.
조금 쓰기도 하고 별 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차맛은 이런 건가 보다 하는 편견이 있었다.
물론 비싼 찻잎을 우린 티(tea)도 마셔봤지만 주위 환경이 시골이었다.
풍경을 눈으로 마시며 조심스레 차를 호호 불며 마신 기억이 있다.
차맛보다 차를 우리는 사람과 다도라고 하는 차문화의 분위기에 압도된 경험이었다.




오설록이라는 브랜드를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그냥 녹차와 관련된 곳이라 생각했다.
평소 내가 알던 유명한 녹차밭은 보성 녹차밭이라서, 오설록과 제주가 연관이 있을 줄은 알지 못했다.
좀 더 자세히 찾아보니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서성환 회장이 만든 제주 차 브랜드 였다.

“어느 나라를 가도 나라마다 독특한 차가 하나씩은 있는데 우리나라는 없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리의 전통 차문화를 정립하고 싶다.” -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故 서성환 회장

알고 보니 내가 작년 여름 제주로 여행 갔던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근처에 오설록 차밭이 있었다.
물론 지금 찾아봐서 알게 되었지만 그때 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설록 '오 땡큐 티 박스'를 열어보았다.
안에 체크무늬의 천이 동봉되 있었는데 아마도 크리스마스 이벤트 용 굿즈였나 보다.
용도는 차를 마실 때 찻잔 밑에 까는 테이블 매트였다.


굿즈를 걷어내니 안에 내용물이 보였다.
여섯 가지 종류의 차가 작은 티박스에 포장되어 있었다.
종류는 제주 유채 & 꿀 티, 제주 삼다 영귤 티, 제주 동백꽃 티, 제주 난꽃향 티, 제주 순수녹차, 삼다 꿀배 티였다.
나는 이중에 가장 눈길이 갔던 제주 순수녹차 미니박스를 집었다.


박스 윗면에 'TEA FROM JEJU 1979'라고 적혀있었는데 나보다 형님이셨다.
내 생각보다 많은 역사를 가진 브랜드였다.



은은한 녹차향이 퍼져 나왔다.
나는 어서 이 제주녹차 맛을 맛 보여주고 싶었다.
내 혀에게.
전기 커피포트에 뜨거운 김이 새어 나오자 바로 녹차티백이 담긴 작은 컵에 물을 부었다.
은은했던 향이 더 깊이 더 멀리 후각을 자극했다.
눈을 가까이 다가가 물속에 담긴 신록의 녹차잎 조각들을 관찰했다.
푸르기도 하고 초록의 숲 같기도 한 그 오묘한 빛깔은 제주를 보여주는 오설록의 배려 같았다.



녹차에서는 내가 알고 있던 녹차의 쓴맛이 아닌 담백한 맛이 났다.
마실 때마다 조금씩 다른 맛이 느껴졌는데 아마도 녹차티백이 우려 지는 정도에 따라서 맛이 조금씩 차이 나는 듯하다.
나는 이후에도 몇 번을 더 뜨거운 물을 부어 녹차를 마셨다.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2023년 습관 만들기 중 하나가 작은 명상하기였다.
가벼운 느낌으로 명상을 할 때 오설록 티가 잘 맞을 것 같았다.

내가 제주를 좋아하는지 알고 오설록 차세트를 선물해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이번 기회에 오설록이 제주를 대표하는 녹차 브랜드임을 알게 됐다.
앞으로 자주 만나자 오설록.








* 사진 출처 ㅡ 오설록 웹사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