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친구가 제주에 간다

낮가림 2022. 3. 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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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친구가 당일치기로 제주에 간다.
듣기만 해도 설레인다.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훌쩍 떠나갈 수 있는 그의 여유가 부럽다.
목적지도 아무 계획도 없이 그냥 가는 것이다.
그저 하루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다.
계획되지 않은 여행은 그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
정해진 것이 없을 때 우리의 행동은 생각이 아닌 본능으로 움직인다.
의도하지 않은 사건과 장소에 닿을 것이고, 그의 세계는 더욱 확장될 것이다.
그저 부러울 뿐이다.
누군가의 하루가 어떤이의 날보다 더 의미있었다고 비교 할 수는 없지만 그의 내일은 아름다운 날이다.
내일 날씨는 비가 내릴 수 있지만 그는 모든 걸 받아들인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제주에서 모든 걸 채워오기 위해 그는 배와 머리를 비우고 갈것이다.
오랜만에 먹는 고등어회로 배를 채우고 눈부시게 푸르른 제주의 봄과 시원한 바람소리로 눈과 귀를 채울것이다.
난 단지 그가 찍어온 사진과 이야기들로 여행을 맛볼 뿐이다.
내가 가본 제주는 모두 한여름의 뜨거운 제주였다.
그래서 거쎈 바람을 더 반겼는지도 모른다.
눈부신 햇살에 온몸을 태우고 왔고 코는 빨개졌었다.
여행자는 날씨에 상관없이 모든 환경을 맛보려는듯 온 종일 돌아다닌다.
제주도 그 마음을 아는지 너무 지치지않게 곳곳에 나무그늘과 시원한 바람을 제공해준다.

중요한 건 무엇을 얻는지 보다 무엇을 놓고 오느냐다.
새로운 것들로 마음을 채웠다면 무거운 걱정따위의 것들을 조용히 버리고 와야한다.
나는 늘 여행에서 나의 한계를 규정지은 고정관념들을 묻어버리고 왔다.
나는 여기에서 여기까지 밖에 못갈거야.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나는 바보같은 생각들을 조용히 흙바닥에 던져놓고 발로 꾹 누르고 왔다.
마음 속 아직 철이 들지못한 어린 자아에게 자랑스런 어른이 되고 싶었다.
방법은 더 많이 경험하고 깨닫는 것이다.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해가 길어지고 있다.
밝은 날이 많을 수록 더욱 제주가 그립다.
내 대신 재밌는 여행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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