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아프니까 제주생각도 덜 나더라

낮가림 2022. 3. 28. 22:07
반응형





방바닥이 따뜻하다.
오래간만에 집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지내고 있다.
콧물도 줄어들었고 기침은 나오지 않는다.
몸이 많이 안정화된 느낌이다.
다행이다.
코로나야 다신 오지 마렴.
많이 힘들었다.

저녁은 삼겹살에 상추쌈을 해서 먹었다.
오랜만에 기름진 고기에 알싸한 마늘을 쌈장에 찍어먹으니 입맛이 돈다.
원래 아팠을 때 더 잘 먹어야 하는데 입맛도 없었고 미각도 약간 상실했었다.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의식하지 않고 숨쉬기.
가만히 누워있기.
모두 힘들었다.
코와 목은 콧물과 가래로 숨쉬기 힘들었고 깊이 한숨을 쉬면 목구멍이 아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방바닥에 이불 하나 덮고 가만히 누워있고 싶어도 근육통으로 계속 허리와 온몸의 근육에 힘을 주며 풀어줘야 했다.
지금은 편히 누울 수 있지만 진짜 며칠 전까지 내 소원은 평범한 일상이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아파본 후에야 일상의 소중함에 감사를 느끼게 됐다.
내게 고통이 지나간 후에야 사람들이 건네는 작은 안부들에 고마움을 느꼈다.
내가 확진자가 된 후에야 코로나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감염 추세는 계속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번 걸렸다고 다시 재감염이 안될 리도 없다.
정말 조심해야겠다.
항상 소독에 신경 써야지.

아프니까 제주 생각도 덜나더라.
당장 목구멍으로 숨쉬기도 힘드니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생각해보니 보건소만 있는 제주의 시골 동네에서 혼자 아파서 격리하고 있었다면 꽤나 힘들었을 것이다.
배달도 안되고 있는 것으로 연명해야 했을 텐데 그것도 나름 재미가 있겠다고 생각하는 나란 인간은 무엇인지...
어떻게든 제주에 가고 싶어서 별 생각을 다하는구나.
이제 큰 고비 넘겼으니 제주 갈 때까지 건강해야지.
몸 건강, 정신건강이 최고다.